“실마리를 찾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제일 큰 뜻은 한국과 일본이 교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때가 되면 정의기억연대하고도 이야기를 나눠야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자 인권운동가인 이용수(92·사진) 할머니는 지난 23일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정의기억연대의 회계 부실로 촉발된 각종 논란에 대해 해결 의지를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전제조건을 달았다. 이 할머니는 현재의 위안부 운동 방식에 대해 “앉아서 구호만 외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바뀌어야 한다”며 “한국과 일본 학생들이 왕래하며 역사를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위해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 등 다양한 전문가들과 이야기를 나눠볼 계획”이라며 “믿을 만한 전문가들과 함께 만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이 할머니는 30여년간 위안부·강제징용 피해 소송 등을 대리해온 최봉태 변호사와 함께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 할머니는 정의연과 함께 사태 해결에 나설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 할머니는 “정의연과도 의견을 주고받을 생각이 있다. 제가 결정을 해놓은 다음 마지막에 의견을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의연이 해온 운동 방식을 바꾸려다 보면 어려움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할머니는 최근 정의연 사태와 관련해 위안부 운동 자체가 폄훼되는 것에 대해 안타까운 심정을 밝혔다. 이 할머니는 “(기자회견을 하기까지) 많이 고민했다”며 “배운 게 많으면 빨리 생각해내겠지만 무식해서 무척 힘이 많이 든다. 하지만 매듭을 지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위안부는 역사다. 저는 배우지는 못했지만 역사를 살아온 증인이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일본에 ‘사죄하라, 배상하라’ 하는지, 일본은 어떻게 위안부 피해자를 끌고 갔는지, 왜 배상을 하고 사죄를 해야 하는지 다음 세대를 만들어갈 학생들이 알아야 한다”며 “누구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싶지는 않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마무리 지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민구기자 1mi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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