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발행에 나선 한라홀딩스(060980)(A0)가 투자수요 확보에 성공했다. 전날 같은 등급인 OCI(010060)가 0.31대 1의 처참한 경쟁률을 보인 것에 비하면 선방한 셈이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라홀딩스는 이날 700억원 규모로 진행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1,000억원어치 매수 주문을 받았다.
만기별로 살펴보면 600억원어치 모집한 3년물에 610억원이 들어왔다. 100억원 발행 예정인 5년물에는 390억원이 몰렸다.
A급의 비교적 낮은 신용도가 기관투자자들의 투심에 부담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넉넉한 수요를 모으진 못한 만큼 발행금리는 개별민평금리 대비 +65~70bp(1bp=0.01%포인트) 선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최근 A급 회사채 발행시장은 기업 펀더멘털에 따라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현대건설기계와 한화건설, GS건설, 사조산업이 연이어 투자수요 확보에 실패했다. 전날 800억원어치 수요예측을 진행한 OCI도 110억원의 주문을 받는데 그쳤다. 주력 사업인 폴리실리콘 업황이 꺾이면서 실적 악화가 불가피해진 탓이다.
같은날 수요예측을 진행한 SK머티리얼즈(036490)는 같은 A급임에도 불구하고 900억원 모집에서 4,700억원의 뭉칫돈을 받아 흥행했다. SK그룹의 후광효과와 전방산업 업황 개선, 자회사 SK트리켐의 성장 등에 힘입어 안정적인 매출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AA급 현대오일뱅크는 1,600억원어치 발행을 앞두고 4,50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회사의 뛰어난 설비경쟁력과 업황 회복 가능성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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