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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럼2020] "위성사업서 관광·자원개발까지...우주산업 영역 무궁무진"

■ 우주포럼-'뉴 스페이스 어디까지 왔나' 주제 강연

댄 헨드릭슨 부사장·유리 다카야 연구원 인터뷰

우주 생태계 구축으로 젊은세대 과학 기술에 꿈 갖게해

유리 "뉴 스페이스 장려하고 우주 쓰레기 해법도 찾아야"

댄 헨드릭슨 미국 아스트로보틱 부사장




“미국에서는 규모가 크거나 작거나, 경험이 많거나 적거나 다양한 기업들이 시장에 새로운 아이디어와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죠.”

내년부터 화물을 실은 달 착륙선을 보내 ‘달 물류사업’을 펴는 미국 아스트로보틱의 댄 헨드릭슨 부사장은 미국에서의 뉴 스페이스를 이렇게 표현했다. 미국 스페이스X처럼 위성을 활용한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와 지구궤도·달 관광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기업부터 위성에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클라우드를 접목해 경제·시장 분석을 늘리는 등 ‘위성 비즈니스’의 진화까지 다양하게 우주산업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주강국의 우주 태양광 발전 추진에도 속도가 붙고 장기적인 목표로 달·소행성 자원 채취에도 나서고 있다.

아스트로보틱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 등 정부·기업·대학·비영리단체·개인과 계약을 맺고 달 과학탐구, 기술 검증, 자원 개발과 탐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각자 제작한 페이로드(화물)와 각종 장치를 착륙선에 붙인 뒤 달에 도착하면 전원 공급과 통신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는 “내년부터 발사 예정인 페레그린 달 착륙선은 16개의 페이로드를 싣는데 나사가 10개, 나머지는 6개국의 기업·정부기관·대학·비영리단체가 계약했다”며 “오는 2023년 발사 예정인 그리핀 달 착륙선은 나사의 로버(이동로봇)를 보내는 게 주 임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이 회사는 저비용으로 정확하게 달에 착륙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센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달 착륙선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없이 카메라와 착륙선에 탑재한 지도만 활용할 수밖에 없어 관련 기술을 상업화하기 위해 나사와 수년째 협업하고 있다.

그는 “우주 개발은 계획하거나 예상하지 못한 부분에서 큰 이익을 주기도 하고 다양한 문제를 헤쳐나가는 과정에서 우연히 지구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얻기도 한다”며 “무엇보다 젊은 세대가 과학 기술 분야에 꿈을 갖도록 해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뉴 스페이스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 마치 15세기 대항해 시대와 비슷하다는 견해를 표명하기도 했다. 그는 “달 표면의 얼음 채취, 우주관광, 위성 기반 인터넷 서비스 등 지속적인 성공사례가 나오면 세계를 이전과 다른 모습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며 우주 대항해 시대에 대한 기대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저비용 기술을 활용해 세계인들이 달을 비롯한 우주를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아스트로보틱의 비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경쟁이 가능한 우주 생태계가 만들어지면서 우주 개발의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리 타카야 일본 도쿄대 초빙 연구원


유리 다카야 일본 도쿄대 초빙 연구원은 “우주 개발에 민간 기업들의 참여가 가속화된 현상을 말하는 ‘뉴 스페이스’를 많이 듣게 된다”며 “‘뉴 스페이스’ 활동을 장려하며 매우 긴급한 문제인 우주 쓰레기를 완화시킬 수 있는 해법을 국제적으로 공동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우주 보안, 우주 자원 이용, 우주 쓰레기 측면에서 우주법·정책 연구를 하고 있다.

그는 “어느 조약에도 문서화돼 있지 않지만 ‘선착순’ 법칙은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규제력을 지닌 틀하에서 지구궤도, 특히 정지궤도 이용에 적용돼왔다”며 “달이나 소행성·화성에 도착한 어떤 국가나 민간 기업도 소유권을 얻을 수 없지만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주 이용에 관한 권리 등을 정하기 위한 국제 논의에 적극 참여해 실용적인 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일본의 우주 개발의 흐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지난 2018년부터 84개사가 정부의 우주 프로그램에 참여, 절반가량은 이미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시작했다”며 “대부분 위성기반 우주 서비스이지만 일부는 우주여행이나 달 탐사와 같은 유인 우주 프로그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1980년대 정부 지향적이었던 우주 개발이 민간기업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은 2015년 국방과 우주산업을 위한 우주 이용을 정책 우선순위로 삼은 데 이어 2017년 ‘뉴 스페이스’를 위한 ‘우주산업 비전 2030’ 계획을 세웠다.



일본의 독자적인 항법위성 구축 추진도 이 같은 맥락에서 추진되는 것이라고 했다. 항법위성은 정확한 위치정보를 제공해 자율주행차 등 미래산업에도 필수적이다. 그는 “일본이 (2023년 목표로 동아시아에 서비스하는) QZSS(Quasi-Zenith Satellite System)를 구축하는 이유는 국토의 80% 이상이 산악지형이라 미국의 GPS 신호가 도달하지 못하기에 GPS에 QZSS를 더해 GPS 활용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럽연합(EU)의 갈릴레오시스템에 비해 일본은 공공과 민간에서 QZSS가 어떻게 적용될지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하지 않아 많은 비판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한국도 2034년을 목표로 소규모 독자 위성항법시스템을 구축할 때 기업, 재난재해 관리, 농어업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충분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고광본선임기자 kbgo@sedaily.com

댄 헨드릭슨은 미국 플로리다공과대에서 항공우주공학을 전공했다. 조지워싱턴대에서 우주 정책으로 석사를 받았고 미국 항공우주산업협회에서 우주산업을 담당했다.

유리 다카야는 와세다대를 졸업하고 네덜란드 레이덴대 국제항공우주연구소 법학석사, 프랑스 파리 제11대학 우주통신법연구소 박사를 했다. 2011년 고베대에서 연구원과 강사를 거쳐 2017년부터 도쿄대 퓨처 이니셔티브 초빙 연구원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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