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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초 경제] '후끈' 달아오른 지구를 페인트로 식힌다고?

마스크 쓴 올여름 '역대급' 폭염 예고

태양열 막는 차열 페인트 시장 '쑥쑥'

옥상·지붕·도로까지 에너지 절감 효과

그린뉴딜 정책에 활용성 높아질 것

올여름 우리나라 폭염일수가 평년보다 2~3배 더 길어질 것으로 전망된 가운데 지난 22일 마스크를 낀 시민 뒤로 서울 성동구의 한 대형마트 앞 온도계가 올여름 최고 기온인 37도를 가리키고 있다. /서울경제DB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피서도 떠나지 못하는데, 올여름 ‘역대급’ 폭염이 예고됐습니다. 6월 최고 기온이 35도를 웃돈 가운데 기상청은 이번 여름이 더 덥고 폭염 기한도 평년보다 2~3배 길어질 거로 전망했습니다. 모두가 기억하는 2018년 폭염 때는 더위에 쓰러진 온열환자가 다른 때보다 12배 급증했다고 하는데요. 농작물, 축산물 피해도 물론 심각했고요. 그래서 정부는 지난해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서 폭염을 재난으로 규정했습니다. 무더위는 그냥 참는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위험으로 여기기 시작한 거지요.

이에 따라 우리 생활 환경의 온도를 낮출 수 있는 페인트 시장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페인트가 색만 바꾸는 게 아니라 기능성이 부가돼 건물이나 도로 표면이 태양열을 덜 흡수하고 유리는 덜 투과시키는 건데요. 장맛비까지 막아주는 방수 페인트까지 더하면 업계에서는 여름철 기능성 페인트 시장 규모를 현재 1조 5,000억원 이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전체 매출 중 절반은 딱 요즘인 초여름에 달성된다고 하네요. 친환경, 에너지 절감뿐만 아니라 취약 계층의 무더위 재난 방지를 위해 매년 시장이 커지고 있는 겁니다.

삼화페인트가 지원해 옥상에 하얀색으로 차열페인트가 칠해진 부산 호천마을 전경 /사진제공=삼화페인트


페인트 업체들도 여름에 맞춰 앞다투어 기능을 향상시킨 신작을 내놓고 있습니다. 삼화페인트는 건축물 바닥이나 옥상에 칠할 수 있는 차열도료 ‘스파쿨아쿠아’에 이어 아스팔트 도로에 바로 쓸 수 있는 ‘바이로드 쿨’ 제품을 29일 선보였습니다. 자외선을 반사하는 특수안료를 활용해 아스팔트와 콘크리트의 온도 상승을 막는 건데요. 한여름 도로에서 달걀 후라이가 될 만큼 지글지글 끓는 열섬 효과를 완화합니다.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시험 결과 일반 메틸메타클레이트(MMA) 도료는 반사율이 33.7%인 데 비해 이 제품은 61.7%로 높아졌습니다. 이 페인트를 도로에 펴 바르면 최대 18.8도 가량 표면 온도가 내려가는 것으로 측정됐습니다.

노루페인트는 ‘에너지세이버’를 건물 옥상용과 도로용으로 내놓았습니다. 태양 에너지를 반사시켜 약 10도 정도는 덜 뜨겁게 만든다고 합니다. 뿐만아니라 페인트를 유리에 바르면 특수 나노 물질로 만들어진 반투명 필름막을 형성해 자외선과 태양열을 차단하는 ‘에너지세이버 윈도우’도 새로 나왔습니다. 노루페인트는 여름철 방수재 시장에서 1위를 지키고 있는데요. ‘에코크린탄’은 우레탄 성분이지만 친환경 마크를 획득하기도 했습니다. 방수재는 봄이 아니라 오히려 요즘같이 장마를 거치면서 비가 새는 곳이 발견되면 그후에 맑은 날을 잡아 발 빠르게 페인트를 바른다고 하네요.



강남제비스코는 아크릴 타입의 우레탄, 차열, 수성 등 3개 타입의 쿨루프 ‘차열코트’ 제품을 선보였습니다. 물을 비롯해 외부 환경으로부터 내부 바닥이나 콘크리트를 보호하면서도 태양 에너지는 반사합니다. 방수도료도 ‘우방코트’가 있습니다.

그린뉴딜의 일환으로 올여름 경기도 광명시에서 진행하는 ‘광명 쿨루프사업’ 포스터 /사진제공=광명시


‘그린뉴딜’로 차열·방수 페인트 시장에 기대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정부는 2022년까지 그린뉴딜 정책에 12조 9,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는데요. 그중 그린리모델링에 페인트가 널리 활용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광명시의 경우 그린뉴딜의 일환으로 올 여름부터 ‘함께 그린 광명쿨루프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도시재생 지역 건물 지붕이나 옥상에 페인트를 칠하면 실내 온도도 내려가고 에너지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업계 관계자는 “폭염일수가 평년의 두 배라고 기상청이 발표한 가운데 마스크까지 착용해야하는 올 여름 열차단이 더 중요해졌다”라며 “앞으로도 그린뉴딜을 비롯해 안전과 환경에 도움이 되는 페인트의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재명기자 now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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