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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이터가 뭐길래...금융사-핀테크 '찐 전쟁' 개봉박두

금융 분야 마이데이터 포럼 개최

기존 금융사-핀테크 간 데이터 갈등 의식한 듯

손병두 "상호주의 관점 소비자 정보 개방해야"

핀테크 업계도 "서로 데이터 모두 개방해야"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9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 분야 마이데이터 포럼’에서 상호주의 관점에서 소비자 정보를 모두 개방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사진제공=금융위원회






#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가 신혼집으로 교통이 편리한 아파트를 찾고 있다. 부부는 부동산 발품을 팔아 적당한 매물을 찾고 은행을 돌아다니며 최적의 금리를 제공하는 곳을 알아봐야 했다. 그러나 네이버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본격 출시되면 이제 휴대폰으로 손쉽게 신혼집을 찾아볼 수 있게 된다. 네이버부동산·네이버지도를 통해 적합한 매물을 추천받고 마이데이터로 파악된 부부의 재무 상태를 기반으로 최적의 주택 대출 상품을 연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의 정식 허가 신청을 한 달여 앞두고 금융회사와 핀테크 기업이 시장 선점 경쟁에 뛰어들었다. 기존 금융사뿐만 아니라 정보기술(IT) 업체, 이동통신사 등 다수가 사업 진출을 희망하면서다. 업계 간 데이터 개방에 대한 갈등도 지속되고 있어 이목이 쏠린다.

29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금융 분야 마이데이터 포럼’이 열렸다. 이날 포럼은 오는 8월 마이데이터 사업의 정식 허가 신청을 앞두고 인허가 기준 및 사업을 설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농협중앙회·신한카드·삼성카드뿐만 아니라 카카오뱅크·토스·뱅크샐러드 등 담당자 100여명이 참석했다.

포럼의 화두는 ‘데이터 개방’이었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금융사, 정보통신기술(ICT), 핀테크 기업 모두 소비자의 편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상호주의 관점에서 보유하고 있는 정보를 최대한 개방해야 한다”며 “정부도 규제 차익 없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관심을 갖겠다”고 말했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 측 역시 “마이데이터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 웹사이트나 창구에서 조회가 가능한 정보는 모두 개방해야 한다”며 “금융기관·핀테크 모두 서로의 데이터를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융당국과 핀테크 업계 모두 데이터 개방을 주장했지만 금융권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크다. 은행·카드사 등 기존 금융사가 고객 데이터, 금융 관련 서비스가 적은 핀테크 업체로부터 공유 받을 정보가 그리 많지 않은 탓이다. 게다가 네이버파이낸셜의 경우 네이버와 협력해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하는 반면 금융사는 네이버파이낸셜의 정보만 공유 받는 점도 불균형으로 지목된다. 이날 질의응답 시간에 핀테크 업체로부터 기존 금융사가 어떤 정보를 받을 수 있냐는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포럼에 참석한 한 업계 관계자는 “궁극적으로 유통·의료 등 비금융 정보도 개방돼야 하는 데 금융 관련 신용정보만 개방되면서 데이터 갈등이 불거졌다”며 “정부가 대략 언제쯤 비금융 정보 공유가 가능하다는 계획을 보여줘야 하는데 그런 청사진이 없어 금융사와 핀테크 업체 간 갈등이 커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기존 금융사의 차별화 고민도 드러났다.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을 희망한 기업은 최근 3곳이 추가돼 총 119곳으로 집계됐다. 업계는 은행·카드·보험 등으로부터 똑같은 데이터를 공유 받는 상황에서 다른 서비스를 선보여야 고객을 사로잡을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KB국민은행은 영업 창구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까지 포용한 마이데이터 사업을, 신한은행은 세대별·고객별 대상을 나눠 접근하는 방식을 내비쳤다. 김철기 신한은행 빅데이터센터 본부장은 “결국 은행과 핀테크 업체 간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비슷해질 수밖에 없다”며 “고객을 끌어모으기 위해서는 미세한 차이, 서비스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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