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적 신념 등 이른바 ‘양심의 자유’에 따른 대체복무 제도가 본격 시행된다.
병무청은 30일부터 대체역 심사위원회 또는 지방병무청을 통해 대체역 편입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대체역 편입 신청 대상은 현역병 입영대상자, 사회복무요원 소집 대상자 등이다. 복무를 마친 예비역도 예비군 훈련을 대체할 복무 형태로 신청할 수 있다.
대체역에 편입된 사람은 오는 10월부터 대체복무 요원으로 소집된다. 이들은 교정시설에서 군사훈련 없이 36개월 동안 합숙 복무하며 급식·보건위생·시설관리 등의 보조 업무를 한다.
희망자는 입영일이나 소집일 5일 전까지 신청해야 하며, 현재 병역을 이행 중인 사람은 신청할 수 없다.
신청 희망 시 △대체역 편입신청서 △진술서 △가족관계증명서 △부모 및 주변인 진술서(3인 이상) △초중고 학교생활 세부사항 기록부 사본 △신도 증명서(해당자만) 등을 제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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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역 심사위원회 사무국에서는 신청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 조사를 비롯해 현장·주변인 진술·신청인·보강 조사 등을 실시한다. 이를 바탕으로 5명으로 구성된 사전심사 위원회에서 심사한다.
이후 국가인권위원회·국방부 등 6개 기관에서 추천한 심사위원 29명이 인용·기각·각하 등 최종 판단을 내리게 된다. 심사위 결정에 불복할 경우 행정심판 청구나 행정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신청자의 ‘양심’을 판단할 구체적인 심의 기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심사위는 곧 별도로 위원회를 열어 헌법재판소·대법원 판례, 독일·미국·대만 등 해외 사례, 전문가 의견 등을 바탕으로 이르면 내달 중순께 구체적인 심의 기준을 확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대체복무제 시행은 헌법재판소(헌재)가 종교적 신념 등에 따른 대체복무를 병역 종류로 규정하지 않은 병역법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지 2년 만이다.
이번 제도 시행으로 그동안 형사처벌을 받던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합법적으로 군인 복무를 거부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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