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라고 하면 대게 사람을 닮은 ‘휴머노이드’를 떠올린다. 그러나 휴머노이드는 보기에는 친숙할지 몰라도 현재 과학기술 역량으로 온전히 걷게 만들기가 버겁다. ‘로봇=사람을 닮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뒤집은 데니스 홍 UCLA 교수는 걷는 로봇을 만드는 게 성공했다. 그가 밝히는 비결은 ‘낙관주의’다. 어떤 난관 속에서도 답을 찾는 자세가 중요함을 강조한 것이다.
30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비스타워커힐 서울에서 개막한 ‘서울포럼 2020’의 부대행사로 열린 ‘유스 포럼(Youth Forum)’에서 홍 교수는 “로봇이 망가지지 않으면 아무것도 배울 수 없다”며 “낙관적인 자세는 결국 길을 찾게 마련이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로봇을 개발한 과정을 통해 알아낸 ‘낙관주의’의 힘을 설명했다. 홍 교수는 다른 과학자와 마찬가지로 ‘이족 보행’을 통해 걷는 로봇을 만들려고 했다. 그러나 시도할수록 그가 마주할 수밖에 없었던 건 실패였다. 기술적으로 복잡했고 불안정했으며 또 느렸다.
홍 교수는 생각을 바꿔 사람을 닮지 않은 로봇을 만들려고 했다. 사람처럼 관절을 앞뒤로 구부리는 로봇이 아닌 옆으로 걷는 NABi를 만들고 이후에는 다족형 로봇을 만든 뒤, 인공 근육을 만든 끝에 결국 걷는 로봇을 완성했다.
홍 교수는 “오늘 말하고 싶었던 내용은 로봇에 관한 것이 아니었다”며 “결국 로봇을 통해 과학을 하는 자세에 대해 여러분에게 얘기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서종갑기자 gap@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