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예비인가 접수를 목표로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을 추진 중인 카카오(035720)페이에 손보사들의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다. 함께 디지털 손보사 설립을 추진하던 삼성화재(000810)와 카카오가 끝내 결별하자 경쟁사들이 삼성화재의 빈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것이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는 삼성화재에 배정했던 약 20%의 지분을 일정 비율로 나눠 양사가 출자부담을 나눠 지기로 결정했다. 예비인가 접수가 시급한 만큼 새로운 투자자나 전략적 파트너를 유치하는 대신 카카오페이가 최대주주 지위와 경영권을 보유하고 카카오가 나머지 지분을 보유하는 방식으로 지분 구조를 단순화하기로 한 것이다.
지난 달 초 카카오와 삼성화재가 결별을 선언하면서 보험 업계에선 삼성화재를 대신할 새로운 파트너가 누가 될지 관심이 쏠렸다. 카카오가 수차례 새로운 파트너를 물색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초기 인프라 투자 부담이 큰 보험업의 특성을 감안하면 새로운 인프라를 구축하는 대신 기존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보험사를 파트너로 물색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었다. 보험사와 제휴를 맺지 않는다면 사고조사와 손해액 조사업무 등 대물·대인 보상을 담당할 인력과 시스템을 별도로 갖춰야 하는데 만만치 않은 비용과 노하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화재의 빈자리를 꿰차기 위한 러브콜도 잇따랐다. 카카오페이 전략 파트로 숱한 제안서가 도착했다는 후문이다. 카카오페이 내 보험TF 관계자는 “여러 보험사에서 제안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로선 인가 획득이 우선순위인데다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 미팅 조차 정중히 거절하고 있다”며 “새로운 파트너를 구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구하겠다는 입장도 아닌 열려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대가 큰 만큼 소문도 무성하다. 삼성화재와 이미 캐롯손해보험을 설립한 한화손해보험(000370)을 제외한 2~7위권 회사들이 한 번씩 물망에 올랐다.
그러나 보험사들의 기대와 달리 카카오보험은 내년 본인가까지 새로운 파트너 물색 없이 보험업 라이선스 획득에 집중한다는 내부 방침을 세웠다. 현재 구상대로라면 초기에는 간편보험을 중심으로 영업이 이뤄지는 터라 한다면 보상 조직에 대한 니즈는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스피드메이트 같은 써드파티(Third party) 활용하는 방법도 가능하다”며 “보험사 수준의 양질의 서비스 제공이 가능할 지 면밀히 판단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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