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기자재회사 파나시아가 코스닥 기업공개(IPO) 도전에 나섰다. 지난해 연간 매출이 전년대비 약 6배 늘어날 정도로 높은 성장성을 보이고 있는 회사다. 최근 선박 환경 규제로 실적 개선세가 지속 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상장 절차에 본격 나섰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파나시아는 최근 거래소에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상장예정주식수는 1,793만9,260주 이 중 450만주를 공모할 계획이다. 2019년 기준 이 회사의 발행주식수가 1,343만9,260주임을 고려할 때 전액 신주모집 방식으로 IPO를 추진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상장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1989년 설립된 파나시아는 선박 및 산업 설비 계측기 제조를 주력으로 사업을 벌여왔다. 부산의 중견기업으로 성장세를 보여왔지만 상장 작업이 순조롭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조선업이 불황에 빠지며 2011년 74억원 가량이던 영업이익이 2016년부터 적자전환 했다. 바이오·정보통신기술(ICT)기업들과 달리 특례상장이 쉽지 않은 제조업 회사로 상장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 마저 나왔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상황이 급변했다. 올해부터 전 세계 모든 선박들은 국제해사기구의 황산화물 배출가스 규제로 저유황유(LSFO) 혹은 LNG를 연료로 사용해야 한다. 기존의 고유황유(HSFO)를 사용하는 유일한 방법은 황산화물 저감장치(스크러버)를 장착하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고유황유를 쓰기 위해 많은 화물선들이 스크러버를 달았고 파나시아의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이 회사의 지난해 연결기준 실적은 매출 3,285억원, 영업이익 715억원. 영업적자였던 2017년은 물론 2018년의 매출 572억원, 영업이익 1억원에 비해 비약적인 실적 개선이다. 업계는 기존 화물선들의 스크러버 장착 수요가 높은 만큼 내년까지 관련 매출이 지속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파나시아는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재무개선과 신사업 투자 등에 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 파나시아의 부채총계는 2,905억원, 1,060억원의 자본총계에 비해 3배 가량 부채규모가 크다. 또한 저유가 추세로 저유황유의 가격이 하락하면 스크러버 수요 역시 감소하기 때문에 신사업 발굴에 대한 필요성도 높은 상황이다.
/김민석기자 seok@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