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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장기투자에 불리한 양도소득세

지철원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연구위원

지철원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연구위원




동학개미운동과 국내 주식·채권의 양도차익 과세라는 세제개편안을 보면서 연금자산의 활용이 개인의 부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커지리라는 예측을 해본다. 연금제도의 변천사를 보면 수익률 책임을 누가 지느냐가 핵심 이슈임을 알 수 있다. 공적연금은 근심거리가 된 지 이미 오래며, 결국 고갈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받는 쪽도, 주는 쪽도 수지 불균형에 대한 책임의식이 없어서다. 고갈된 후에는 젊은 세대가 납부한 돈을 은퇴자에게 지급하는 부과식으로 전환되는 것이 보통이어서 세대 간 갈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런 공적연금의 태생적 결함을 해소하기 위해 국가가 국민 노후보장 책임의 일부를 기업에 전가한 결과 퇴직연금제도가 생겼다. 기업의 주인인 주주는 재정에 대해 극도로 민감하기 때문에 퇴직연금은 공적연금처럼 적당히 걷어 인심 좋게 지급할 리는 없다. 퇴직연금 중 DB(기업책임)형은 근로자가 퇴직할 때 기업이 책임지고 정해진 액수를 지급해야 한다. 금리는 낮고 임금 상승률은 높은 시대에 먼 미래의 퇴직급여 액수를 약속한다는 것은 회사에 지나친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국가가 그랬듯 기업은 이 부담을 근로자 본인에게 떠넘겼고 DC(근로자책임)형이 도입된다. 다가올 각자도생의 시대에는 퇴직연금에서 DC형이 대세가 될 것이며 필요하다면 가입자는 회사에 투자교육 제공을 요구해야 한다. DC형은 기업이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의 책임을 근로자에게 전가한 것이므로 자산운용에 필요한 지식을 근로자에게 제공할 도덕적 의무가 있다. 이외에도 남에게 책임을 물을 것 없이 각자 알아서 노후를 준비하자는 개념을 지닌 개인연금은 앞으로 더욱 활성화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가입자 스스로 책임을 지는 방향으로 연금개혁이 흘러간다는 점이다. 따라서 저금리 상황에서 가입자는 연금자산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예금보다는 투자를 선택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증시에 입성한 동학개미들의 경우 자산가격이 오르기를 10년이든 20년이든 기다린다는 진득함을 지녔다면 어차피 장기 적립식으로 투자해야 할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자금을 활용하면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최근의 주식 양도세 부과 움직임을 보면 이런 생각이 더욱 강하게 든다. 장기 투자자에게 양도소득세는 거래세에 비해 훨씬 불리한 과세 방식이다. 그리고 기껏 끌어올린 투자수익률을 좀먹는 세금을 방어하는 가장 효과적인 절세전략은 다름 아닌 연금계좌의 활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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