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건(사진) BK메디컬그룹 회장이 휴젤(145020) 지분 1,100억원어치를 매각하기 위해 진행한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과정에서 예정 시간에 지분을 팔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지분에 일부 질권이 설정돼 있었지만 이를 풀지 않아 장전 거래에 실패한 것이다. 블록딜은 장중 성사됐지만 주관사의 실수를 두고 일 처리가 매끄럽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블록딜에 나선 김 회장은 다음 날인 6월30일 장 시작 전 지분을 매각하는 데 실패했다. 김 회장은 휴젤의 최대주주인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베인캐피털과의 공동 보유 관계를 해소한 직후 블록딜에 나선 바 있다.
처분 대상은 김 회장과 닥터비케이가 보유한 지분 22만4,871주다. 블록딜 주관사 NH투자증권(005940)은 국내외 기관투자가를 접촉한 끝에 수요를 확인하고 지난달 29일 종가(51만8,000원)에 9%의 할인율을 적용해 주당 47만원대에 매각하기로 했다.
매수자도 확보했지만 정작 매도자인 김 회장 측이 약속된 물량을 맞추지 못해 거래가 성사되지 않았다. NH투자증권은 김 회장과 닥터비케이의 보유 지분 일부에 설정된 질권을 기술적인 이유로 매도 전 해결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약속한 시간 내 거래를 하지 못하면서 일부 투자자들은 거세게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관사 NH투자증권은 부랴부랴 수습에 나섰다. NH투자증권은 이날 장중 사전에 협의된 기관투자가에 지분 일부를 팔았고, 남은 지분은 외국인에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김 회장 측의 물량은 장중 모두 소화됐다. 추가 할인율은 적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 가격은 수요예측을 통해 협의한 47만원대에서 진행됐다.
오전에 처분됐어야 할 지분이 장중에 대거 쏟아지면서 이날 휴젤의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휴젤은 전일 대비 8.8% 하락한 47만2,500원에서 장을 마감했다. 기관투자가들은 가격 할인에 따른 차익을 기대할 수 없지만 장기적인 투자를 목적으로 물량을 받아간 것으로 보인다.
투자업계에서는 이번 주관사의 실수가 아쉽다는 반응도 나왔다. 주관사가 지분의 매각 가능 여부도 확인하지 않은 채 매각에 나선 것은 분명한 실수라는 지적이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블록딜 거래에서 보기 어려운 사례”라고 지적했다.
한편 성형외과 의사 출신인 김 회장은 2007년 휴젤에 초기 투자한 오랜 주주다. 그가 1억3,000만원에 매입한 휴젤 주식은 최근 주가 기준 1,450억원으로 평가됐다. 블록딜을 끝으로 김 회장은 약 245억원어치의 주식을 남겨두게 됐다. 잔여 지분은 3개월간 보호예수 조치된다. /조윤희·강도원기자 choy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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