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이 지난 6월에도 두 자릿수로 감소하며 지난 4개월 내내 뒷걸음질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것이다. 앞으로도 코로나19의 2차 세계적 대유행(팬데믹)과 홍콩보안법을 둘러싼 미중 무역갈등 격화 등 악재가 산재해 있어 당분간 수출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분위기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6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9% 감소한 392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수출은 올 3월 -1.6%로 마이너스를 나타내기 시작한 후 4월 -25.5%, 5월 -23.6%를 기록하는 등 4개월 연속 감소세였다.
산업부는 6월에도 수출이 두 자릿수로 감소했지만 전보다 감소폭이 줄었다는 점을 애써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감소폭 축소는 수출이 이뤄진 날짜(조업일수)가 지난해 6월(21.5일)보다 2일 많은 23.5일이었던 영향이 크다. 조업일수의 영향을 배제한 6월 하루 평균 수출은 16억6,9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18.5% 감소했는데 전달인 5월 일평균 수출이 16억2,300만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18.3% 줄어든 것보다 감소폭을 더 키웠다.
주요 품목들의 수출도 4~5월에 비해서는 개선됐지만 자동차(-33.2%), 철강제품(-20.4%), 석유제품(-48.2%), 섬유(-22.3%) 등은 -20∼-40%대를 기록하고 있다. 20개 주요 수출 품목 중 14개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자동차는 주요국의 공장 가동률이 증가했지만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자동차 판매가 급감하면서 재고물량이 소진되지 못한데다 국내 생산공장의 휴업 등으로 수출이 줄었다. 반도체도 5월 7.1% 증가에서 지난달 0.03% 감소로 돌아섰다.
앞으로도 수출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1,000만명을 훌쩍 넘길 정도로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고 최근에는 미국과 브라질 등 2차 팬데믹에 대한 우려까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홍콩보안법을 통과시킨 데 대해 미국이 홍콩의 특별지위를 박탈하는 등 미중 간 무역갈등이 재격화하는 것도 악재다. 미중 무역갈등은 글로벌 통상을 억누르는 상수가 됐기 때문이다. 나승식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어떻게 진전되느냐, 주요국 경제가 얼마나 활성화되느냐에 따라 우리 수출도 영향을 받으므로 예단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의 수출규제와 관련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절차를 재개한 한국 정부에 대해 일본은 여전히 대화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부는 “WTO 제소 절차는 일정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종=조양준·김우보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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