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멀어진 서로 간의 거리는 3년 안에 가까워지고 7년이 지나면 사람들이 코로나19가 발생했다는 사실조차 잊게 될 것입니다.”
네이선 울프 메타바이오타 이사회 의장은 1일 서울포럼 2020 부대행사로 열린 ‘라운드테이블-네이선 울프 의장과 함께하는 지식의 성찬’에 참석해 “코로나19에 대한 후대의 평가는 9·11테러처럼 한때 지나간 사건 정도에 그치겠지만 또 다른 팬데믹을 막지 못하면 결국 실패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코로나19와 그 이후의 세계 전망’을 주제로 열린 이날 라운드테이블에는 전일 행사의 기조강연을 맡은 울프 의장을 비롯해 지희정 제넥신 사장과 조쉬 베누고팔 한국노바티스 사장, 강상구 메디사피엔스 대표, 양승민 동아에스티 신약연구소장 등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를 이끄는 리더들이 참석해 두 시간 넘게 열띤 토론을 펼쳤다.
참석자들은 정확한 시기는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결국 코로나19가 종식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인공지능(AI) 기반 데이터 분석업체 메디사피엔스를 이끄는 강 대표는 “전 세계 자금과 인재들이 모두 코로나19와 관련한 백신·치료제 개발에 몰두하고 있어 사태가 길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고 베누고팔 대표 역시 “코로나19도 끝은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울프 의장의 의견에 동의했다.
참석자들은 코로나19 조기 종식의 해법으로 가장 큰 기대를 받는 백신 개발 시기를 가늠해보기도 했다. DNA 백신개발 업체 제넥신을 이끄는 지 대표는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코로나19와 관련해 16개의 백신 파이프라인이 임상을 진행하고 있고 125개 백신 후보 물질이 전 임상 단계에 있다”며 “백신 개발 성공까지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베누고팔 대표는 “학계와 제약사·정부가 뛰어들어 DNA 백신, 단백질 백신 등 여러 종류의 백신을 시험하고 있지만 개발에 40년이 걸린 에볼라의 경우도 생각해봐야 한다”며 “2년 안에 백신을 개발하려는 것은 무척 대담한 도전이며 2년에 가깝게라도 간다면 아주 큰 성과”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꾸준히 제기되는 코로나19 2차 유행, 다른 종류의 팬데믹 발생에 대비해 인류가 준비해야 할 예방조치를 모색하려는 노력도 이어졌다. 지 대표는 “제약·바이오 업계의 노력과 정부 지원을 통해 백신은 물론 진단기기와 치료제 등 모든 분야에서 코로나19와 변종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예방 방안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연구소장은 “치료제든, 백신이든 신종 바이러스와 관련한 신약은 국내 제약사 한 곳의 자금력만으로는 개발에 성공하기 쉽지 않다”며 “개발 속도와 자금 면에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자원이 부족한 상황이라면 제약사들이 연합해 개발해서 수익을 공유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울프 의장은 “여러 종류의 바이러스가 동시에 팬데믹을 일으키거나 팬데믹 규모의 인플루엔자가 퍼질 수도 있고 어쩌면 상상하지 못할 다른 재앙적인 상황이 다가올 수도 있다”며 “새로운 바이러스의 출현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경제 분야에서 팬데믹 충격을 줄이기 위해 관련 보험 정비 등 ‘팬데믹 컨틴전시플랜’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코로나19가 AI 기술 발전에 미칠 영향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강 대표는 “코로나19를 미리 진단한 AI 기반 데이터 분석기술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울프 의장은 “예측을 통해 확산을 미리 막는 것이 최선이기는 하지만 발생하지 않은 사건에 대한 금전적 보상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예측 기술이 자금과 인재 확보를 어떻게 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주요 예방조치 마련에 투자되는 비용 모두가 이런 고민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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