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나그룹이 10년만에 자회사인 라이나생명의 최고재무담당자(CFO)를 그룹 출신 외국인 임원으로 선임했다. 생명보험업계 최장수 최고경영자(CEO)인 홍봉성 라이나생명 사장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새로운 CEO 선임 작업을 준비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풀이된다.
라이나생명은 1일 생명보험협회 지배구조 공시를 통해 에릭 응(Eric Ng) 전 시그나그룹 시니어 매니저를 부사장 겸 CFO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응 부사장은 미국 뉴욕 시그나그룹 본사에서 금융 분석을 담당한 임원으로 시그나그룹이 오랜 기간 그룹 소속의 임원을 파견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인사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번 인사는 올 연말 임기를 맞는 홍 사장의 후임 물색을 위한 사전 준비로 응 부사장은 라이나생명의 경영 상황과 국내 금융업 환경 등을 파악하고 그룹과 공유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생보산업의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이에 대한 본사 차원의 대응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0년간 텔레마케팅(TM) 채널에 특화한 보험사로 변모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거듭한 라이나생명은 자산규모는 20위 수준이지만 총자산수익률(ROA)과 자기자본수익률(ROE)은 각각 7.61%, 22.63%로 전 생보업계를 통틀어 압도적인 1위다. 순이익 규모도 지난 10년간 970억원에서 지난해 3,510억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이와 관련 생보 업계 관계자는 “라이나생명이 지난 10년간 한국 시장에 특화한 경영 전략으로 독보적인 성장세를 이어오면서 시그나그룹의 관여도가 매우 낮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CEO 교체를 위한 준비는 물론 그간 라이나생명의 성장을 이끌었던 홍 사장 이후의 경영 전략을 고민하기 위한 인사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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