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086280)가 유럽 최대 완성차 제조사 폭스바겐그룹과 5년 간의 장기 해상 운송 계약을 맺었다. 폭스바겐, 아우디, 포르쉐, 벤틀리 등 폭스바겐그룹 내의 모든 승용차 브랜드가 유럽에서 중국으로 수출하는 전체 물량을 단독으로 해상 운송하는 계약이다. 계약 규모는 약 5,200억원으로 현대글로비스가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로부터 따낸 해운 계약 중 사상 최대다.
현대글로비스는 독일 자동차 제조기업 폭스바겐그룹 물류 자회사인 ‘폭스바겐 콘제른로기스틱’과 유럽발 중국향 완성차 해상 운송 신규 계약을 체결했다고 2일 발표하고 관련 내용을 공시했다. 독일 볼프스부르크에 본사를 둔 폭스바겐 콘제른로기스틱은 폭스바겐 그룹 내 12개 완성차 브랜드의 조달·생산·판매 물류를 담당하고 있다.
이번 계약에 따라 현대글로비스는 2024년 12월까지 5년 간(기본 3년+연장 옵션 2년) 폭스바겐 그룹이 유럽에서 생산한 승용차를 매월 10회에 걸쳐 운송한다. 독일 브레머하펜(Bremerhaven)항과 영국 사우샘프턴(Southampton)항에서 상하이, 신강, 황푸 등 중국 내 주요 항으로 단독 운송한다. 5년 간 운임은 총 4억3240만달러(5,182억원)이다. 현대글로비스가 비계열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와 체결한 해운 계약 중 물량 면에서 사상 최대 수주 실적이다. 운송 물량은 현대글로비스와 폭스바겐그룹 양사 협의 하에 비공개 하기로 했다. 다만 이번에 계약한 해상 운송 구간은 세계 자동차 해운 구간 중 물량 규모 면에서 최대로 평가되는 구간 중 하나다.
현대글로비스는 다른 항로에 비해 상대적으로 회송 화물이 부족하던 유럽발 극동향 노선의 선복을 대규모로 채울 수 있게 됐다. 선대 운영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대폭 향상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현대글로비스는 그 동안 한국에서 유럽에 완성차를 수출한 후 극동 지역으로 돌아오는 선박에 선적할 현지 화물 유치에 힘을 쏟아 왔다.
뿐만 아니라 현대글로비스는 극동에서 미주, 미주에서 유럽, 유럽에서 다시 극동으로 연결되는 전 세계 완성차 해상운송 핵심 항로의 물동량을 모두 안정적으로 확보했다. 이로써 자동차운반선이 공선(空船)으로 운항하는 구간을 최소화하고 선박 적재율을 높일 수 있게 됐다. 이러한 운송 효율성 극대화는 물류비 절감으로 이어져 향후 신규 화주 발굴 시에도 유리한 조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 현대글로비스는 이번 5년 장기 계약이 화주와 높은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성과라고 밝혔다. 통상적으로 완성차 제조사와 선사 간 주요 해상 운송 계약 기간은 약 2년 내외 단기로 이뤄지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글로비스의 해상 운송 역량을 높이 평가해준 폭스바겐그룹 측에 감사하다”며 “자동차운반선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고품질 운송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한신기자 hs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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