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차 세계대전이 4년씩이나 이어져 1,000만명이 죽고 2,000만명이 부상당할 것을 예측한 이는 거의 없었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의 군사력을 얕잡아본 미국은 진주만 습격을 당했고, 전술적 성공적이었던 일본의 진주만 공격은 미국의 참전을 초래해 궁극적으로는 패전의 빌미가 됐다. 이처럼 전쟁을 예측하는 일은 쉽지 않다.
전쟁학의 세계적 권위자인 로렌스 프리드먼 런던 킹스칼리지 전쟁연구학부 명예교수의 ‘전쟁의 미래’가 출간됐다. 저자는 지난 150년간 전쟁의 양상을 제대로 예측한 경우가 거의 없었음에 주목하고, 수많은 군사전문가들이 오판한 이유를 분석했다.
동트면 시작해 날 저물면 끝나는 고전적 전투 방식은 ‘결정적 전투’ 한방으로 속전속결 하려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 과거 전쟁 수뇌부의 오판을 이끌었다. 첨단무기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 치명적 패배의 빌미가 됐다. 미국은 압도적 전력을 갖췄음에도 베트남전에서 패했고, 지금도 아프가니스탄 반군을 상대로 고전 중이다.
저자는 미래의 전쟁을 예상하는 데 신중한 입장이다. 그 와중에 “미래 전쟁에 관한 금세기의 글에서 북한이 주기적으로 잠재 위협으로 등장하고 새로운 한국전쟁의 가망성을 높게 전망하는 것도 놀랍지 않다”고 밝힌 견해가 의미심장하다. 2만8,000원.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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