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증시가 급락한 후 진행된 반등장에서 팬오션과 삼성전기(009150)·LG이노텍(011070) 주가가 코스피지수와 가장 비슷하게 움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보험주와 화장품·유통주들은 코스피지수의 움직임과는 다르게 주가가 움직였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200개 종목을 대상으로 최근 62거래일(약 3개월)간 코스피지수와 각 종목 주가 움직임의 연관성을 나타내는 상관계수를 계산한 결과 팬오션이 가장 높은 0.959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관계수가 1에 가까울수록 코스피지수와 종목 주가가 비슷하게, ‘마이너스(-)’를 가리키면 서로 반대로 움직였음을 의미한다. 팬오션에 이어 삼성전기가 0.958로 2위를 차지했으며 LG이노텍(0.952), 후성(093370)(0.951), SKC(011790)(0.951)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시가총액 비중이 가장 높은 삼성전자의 경우 최근 반등장에서는 앞선 종목들에 비해 코스피지수를 추종하는 정도가 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전자의 상관계수는 0.876으로 200개 종목 중에서 84번째에 그쳤다. 삼성전자는 증시가 급락한 지난 3월19일만 해도 상관계수가 0.903으로 코스피지수와 연관성이 컸지만 이후 반등장에서 소외주로 분류되면서 상관계수가 낮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관련기사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3월19일 이전보다 지난달 말 상관계수가 크게 낮아진 종목은 화장품·유통주와 보험주들이 많았다. 경기 부침에 따른 원자재 가격 변동의 영향을 많이 받는 고려아연(010130)이 같은 기간 상관계수가 0.525에서 -0.01로 0.535포인트 줄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아모레G(002790)와 아모레퍼시픽(090430)이 각각 0.428포인트, 0.41포인트 감소했고 애경산업(018250), F&F(007700)도 0.385포인트와 0.381포인트가 줄었다. 특히 F&F와 아모레G·신세계인터내셔널·아모레퍼시픽·이노션 등은 상관계수가 마이너스를 기록해 코스피지수와 주가가 반대로 움직인 경향이 강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상관계수가 높아진 종목들은 한온시스템(018880)·일양약품(007570)·대우조선해양(042660)·삼성중공업(010140)·카카오(035720) 등으로 인터넷·조선·물류 등 코로나19 확산의 수혜주들이 많았다. 특히 상관계수가 0.9를 넘는 종목 상당수가 최근 반등장에서 주도주로 이름을 올린 종목들이었다. 삼성SDI(006400)(0.944)와 LG화학(051910)(0,905), SK이노베이션(096770)(0.93)등 2차전지주를 비롯해 카카오(0.915), NAVER(035420)(0.909) 등 대형 인터넷 기업들이 코스피지수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다.
사실 상관계수는 종목과 지수 움직임의 비슷한 정도를 나타내는 결과적 지표다. 이 때문에 상관계수가 높은 종목의 주가가 올랐기 때문에 코스피지수가 오른 것인지 아니면 코스피지수가 올랐기 때문에 종목 주가가 상승한 것인지를 설명하기는 어렵다. 다만 최근 유가증권시장의 반등장에서는 개별 종목 장세가 펼쳐진 만큼 연관성이 높은 종목들이 오르면서 코스피지수 상승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추론은 가능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특정 종목이 올랐기 때문에 코스피지수가 올랐다고는 말할 수 없다”면서도 “최근 시장에서 주도주로 불렸던 종목들의 상관계수가 높은 것을 보면 이들의 주가 움직임이 코스피지수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줬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