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각종 복지 사업의 기준이 되는 ‘기준 중위소득’ 개편안을 확정했다. 새로운 중위소득 산출 방식을 적용하면 기존보다 금액이 늘면서 생계·의료·교육급여 등 관련된 73개 복지사업의 지급액도 증가해 재정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새 기준 중위소득은 내년부터 적용된다.
복지부는 3일 중앙생활보장위원회를 개최해 기준 중위소득 산출방식 개편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기준 중위소득은 국민 가구소득의 중간값으로, 기초생활보장제도를 비롯한 장애수당과 국가장학금, 청년 구직활동 지원금, 난임 부부 시술비 지원, 아이 돌봄 서비스 등 12개 정부 부처 73개 복지사업의 선정기준으로 활용된다.
정부는 그간 기준 중위소득을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산정해왔으나 내년부터는 국가 공식 소득통계인 가계금융복지조사를 기반으로 산출할 예정이다. 가계금융복지조사의 표본 규모가 가계동향조사보다 크고 정확도가 높기 때문이다. 새롭게 적용되는 가계금융복지조사는 가계의 자산·부채·소득 규모와 구성·분포 등을 파악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주로 정부의 금융·재정 정책 자료로 활용돼왔다.
가계금융복지조사를 바탕으로 할 경우 중위소득의 수준은 높아진다. 실제 2018년 기준 중위소득은 452만원이었지만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라 산출하면 기준 중위소득은 508만원이 된다. 기준 중위소득 수준이 오르면 복지 수당도 그에 맞춰 오르는 구조여서 올해 14조원이었던 기초생활보장 예산 역시 내년에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정부는 다음 연도의 중위소득은 당년도 중위소득에 가계금융복지조사 중위소득 증가율의 과거 3개년 평균치를 1회 적용해 산출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전년도 가계동향조사에 따른 중위소득을 기준으로 과거 3개년의 평균 증가율을 2번 적용했다. 그러나 산출방식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당년도 기준 중위소득을 바탕으로 증가율을 적용하는 방식을 활용하기로 했다.
복지부는 이를 통해 기준 중위소득이 하락할 가능성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기준 중위소득 산출방식은 2021년도 기준 중위소득부터 적용되며 이달 말 제60차 중앙생활보장위원회에서 결정된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안정성과 보장성을 강화하기 위한 이번 중위소득 산출방식 개편이 감염병 위기상황에서 모든 국민의 기본 생활을 보장하는 포용국가 구현에 다가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세종=하정연기자 ellenah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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