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르면 7일 만나 전기차배터리 사업 협력을 논의한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5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시작으로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 회장 등 국내 전기차배터리 제조기업 경영진과의 ‘릴레이 미팅’으로 협력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SK그룹은 기아자동차에 전기배터리를 공급하고 있을 뿐 아니라 5G 서비스를 활용한 자율주행·커넥티드카 등 협력 분야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정 수석부회장과 경영진은 충남 서산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096770) 전기차배터리사업장을 방문해 최 회장 등과 만나기로 하고 자세한 내용을 조율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삼성SDI에 이은 국내 3위 전기차배터리 생산업체로 기아차에 전기차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들어 5월까지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점유율 4.1%로 LG화학(24.25%·1위), 삼성SDI(6.4%·4위)에 이어 7위에 올라 있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내년 초부터 양산되는 현대·기아차의 전용 플랫폼(E-GMP) 기반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한다. 치열한 경쟁입찰을 거쳐 약 5년간 10조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E-GMP를 계기로 기아차에 이어 현대차(005380)에도 배터리를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SK이노베이션은 현대차가 스위스에 수출하는 대형 수소전기트럭에도 배터리를 납품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스위스 수소에너지 기업 ‘H2에너지’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오는 2025년까지 총 1,600대를 공급할 계획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만남으로 현대차그룹과 SK그룹이 전기차배터리는 물론 다른 분야에서도 협업을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는 SK텔레콤의 5G 네트워크와 기술을 바탕으로 자율주행과 커넥티드카 사업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 및 모빌리티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는 현대차그룹과 시너지를 낼 사업구조를 보유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모빌리티 사업을 강화하는 현대차그룹과 통신 네트워크 국내 1위 기업인 SK그룹은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정 수석부회장과 최 회장은 호형호제할 만큼 막역한 사이라 사업에서도 호흡을 잘 맞춰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종갑기자 gap@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