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산업은행에서 빌린 900억원의 만기가 6개월 연장되며 일단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산은의 만기가 올해 말까지로 못 박혀 6개월 내로 생존방안을 찾아야 한다.
6일 산은에 따르면 이날 쌍용차(003620)에 대한 대출금의 만기를 올해 말까지 연장했다. 앞서 쌍용차는 산은에 6일과 19일 각각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 700억원과 200억원의 만기 연장을 신청했다.
급한 불은 껐지만 쌍용차의 앞날은 험난하다. 우선 매달 돌아오는 어음만 1,5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8월에는 JP모건의 대출 만기가 돌아온다. 현재까지는 서울 구로동 서비스센터를 매각하고 가까스로 대출 만기를 연장하며 버텼지만 은행 한 곳이라도 상환을 요구할 경우 쌍용차는 곧장 최악의 상황에 빠질 수 있다. 올 1·4분기 기준 쌍용차가 1년 이내 갚아야 하는 빚은 총 3,899억원이다.
현금흐름이 악화하며 매달 살얼음판을 걷는 쌍용차는 우선 정부 지원을 바라고 있다. 동시에 새 투자자 유치 작업도 하고 있다. 그러나 둘 다 여의치 않다. 쌍용차 노사는 정부와 산은에 재차 지원을 요청했지만 돌아온 답은 “돈만으로는 기업을 살릴 수 없다”며 “생즉사 사즉생할 것”을 주문했다. 업계에서는 쌍용차에 추가적인 임금 삭감이나 인적·물적 추가 구조조정을 요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2009년 쌍용차 사태’를 겪은 노사가 인위적 구조조정에 나설 가능성은 극히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쌍용차는 새 투자자 유치에 일말의 희망을 걸고 있지만 이조차 여의치 않다. 세계 자동차 업체들은 유례없는 판매량 하락으로 유동성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당장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는 사업체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할 여력이 없는 것이다. 쌍용차와 마힌드라는 새로운 대주주를 찾기 위해 매각주관사를 선정하고 빠른 시일 내 우선협상대상자를 정한다는 계획이지만 업계에서는 올해 말까지 가시적인 결과물이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서종갑·이태규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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