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금융감독원의 금융사 검사 풍경까지 바꾸고 있다. 검사팀이 현장검사를 할 때 학교·공공기관 내 식당 등에서 볼 수 있는 투명가림판을 직접 들고 나가고 있다.
8일 금감원에 따르면 최근 카드사·대부업체 등에 대한 검사를 하는 여신금융검사국은 ‘불법사금융 근절 대책’ 발표 전 현황 파악을 위한 대부업체 현장검사 때 투명가림판을 들고 갔다. 대면검사를 하기 위해 마련한 사무실에 가림판을 설치한 후 검사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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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좀 더 밀도 높은 검사를 하기 위한 조치다. 물론 마스크를 쓰고 검사를 하면 되지만 대면 질의 등을 하는 과정에서 얼굴의 반 이상을 마스크가 가려 원활한 의사소통에 제약이 있을 수 있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또 검사를 받는 사람, 금감원 검사팀이 서로에게 코로나19를 옮길 위험도 있으니 안전성을 높이려는 목적도 있다”고 전했다.
금감원은 이르면 다음달부터 시작될 종합검사 등 현장검사 때 투명가림판을 현장에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상반기 여신금융검사국의 대부업체 검사 때만 썼다면 앞으로 금융지주·은행·증권·보험사 검사에도 확대하는 것이다. 금감원 총무국 측은 “검사를 총괄하는 감독총괄국에서 하반기 현장검사 때 투명가림판을 설치하고 싶은데 가능하냐는 문의가 있었고 여분이 있어 필요하면 언제든지 들고갈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금감원은 올해 연인원 6,000명을 동원해 금융사 17곳에 대한 종합검사를 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갑작스럽게 터지면서 상반기 중 한 곳도 하지 못해 하반기부터 돌입할 예정이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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