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차세대 반도체 신기술과 난치병 세포치료제 등 미래를 위한 기술개발에 나선 연구자들을 지원한다. 삼성전자는 2020년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지정테마 연구지원 과제 12개를 선정하고 연구를 수행할 이들을 9일 발표했다.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은 삼성전자가 2013년부터 1조5,000억원을 출연해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기초과학)과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소재· ICT)를 설립하고 국가적으로 연구가 필요한 미래 과학기술을 육성·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이에 따라 지난 2014년부터 삼성전자는 해마다 각 분야별 지원 과제를 선정하고 1년에 한 번 ‘지정테마 과제 공모’를 통해 국가에서 필요한 미래기술 분야의 연구에 상당한 자금을 지원해왔다. 올해는 혁신적인 반도체 구조 및 구현 기술과 난치병 치료를 위한 세포치료제, 양자컴퓨팅 실용화를 위한 원천 기술 등 6개 분야에서 12개 과제가 선정됐으며 총 123억5,000만원의 연구비가 지원될 예정이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전자를 이용한 새로운 식각기술을 찾는 정진욱 한양대 교수, 반도체 소자를 수직으로 쌓아 밀도를 높이는 기술을 연구하는 최리노 인하대 교수 등이 반도체 미세화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한 3개 과제를 수행할 연구자로 꼽혔다. 난치병 치료를 위한 세포치료제 분야에서는 알츠하이머 세포치료제 전용 평가모델을 개발한 조승우 연세대 교수, 특정 전자기파에 반응하는 유전자 스위치를 연구할 김종필 동국대 교수 등 4개 과제 연구팀이 채택됐다.
이 밖에도 양자컴퓨팅 실용화를 위한 원천기술 분야에서는 양자컴퓨팅 환경에서 기계학습 등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확보를 위해 양자 인공지능(AI) 융합을 연구하는 이준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가 지원대상으로 선정됐다. 이 양자 AI 알고리즘은 맞춤형 신약 개발이나 거대 물류 시스템 가동, 핀테크 분석 등 정보과학 응용영역에서 양자컴퓨터가 어려운 문제를 풀 고리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발표한 연구과제를 포함해 지금까지 기초과학 분야 201개, 소재 분야 199개, ICT 분야 201개 등 총 601개 연구과제에 7,713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했다. 앞서 지원을 받은 연구진의 성과도 잇따르고 있다. 지금까지 국제학술지에 1,241건의 논문이 게재됐으며 사이언스(5건), 네이처(2건) 등 최상위 국제학술지에 소개된 논문도 93건에 달한다.
이준희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삼성의 지원을 받아 연구한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의 집적도를 1천배 이상 향상할 수 있는 이론과 소재는 지난 2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돼 화제를 모았다. 손종우 KAIST 교수 연구팀은 각종 성인병의 원인으로 알려진 과도한 소금 섭취를 제어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데 성공해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성과가 실렸다. 김상현 고등과학원 교수 연구팀이 진행한 미적분 전개 가능한 다양체의 수학적 성질에 관한 연구 결과가 수리과학 분야 최상위 학술지인 ‘인벤시오네 마테마티케(Inventiones Mathematicae)’에 소개되기도 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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