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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례적 행보일까, 입장차 확인일까'…삼성D 노사, 드디어 첫 만남

이동훈 삼성D 대표, 김·이 노조위원장 만나

'노조有' 삼성 계열사에서도 이례적 행보

양측, 노조 가입조건 등 두고 입장차만 확인

지난달 3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 회의실에서 열린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삼성디스플레이 2차 단체교섭에서 김종근(오른쪽 두번째) 삼성 디스플레이 상무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력 재배치’라는 고민을 안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삼성그룹 계열사 가운데서는 처음으로 대표이사와 노조위원장이 얼굴을 마주했다. 지난 5월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대국민 선언을 통해 ‘무노조 경영’ 방침을 폐기하기로 약속한 이후 나온 전향적인 조치로 풀이된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는 지난 7일 경기도 기흥 사업장 대표이사 집무실에서 김정란, 이창완 공동 노조위원장과 만나 면담을 했다. 그간 노조가 아닌 노사협의회를 통한 의견수렴을 해왔던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최고경영자(CEO)가 노조위원장을 직접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이는 무노조 경영을 고수했던 삼성 계열사 내에서도 이례적인 행보다.

서로 얼굴을 마주한 이들은 입장 차이가 상당히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에 따르면 이 대표는 ‘전체 직원 가운데 50% 이상을 확보할 때 정식 노동조합으로 인정하겠다’, ‘지금 사내 직원을 대표하는 창구는 노조가 아닌 60% 이상 투표로 선출된 노사협의회다’라고 발언했다. 또한 사측은 ‘일반 직원이라도 작업 조장일 경우 평가권이 있기 때문에 노조가입에 제한이 있다’는 입장을 노조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에서는 이 같은 조건이 조합원 규모를 좌우할 수 있는 민감한 사항이며, 정식으로 설립·신고한 노조의 자격을 사측이 문제 삼는다고 판단하고 있다.

현행 노동조합법상 노조 설립은 신고제로 곧바로 단체교섭이 가능한 법적 노조로 인정받는다.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서경DB


앞서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줄곧 대표이사와의 면담을 요구해왔다. 임단협 상견례를 시작했던 5월 말, 양측은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하는 사측 의견에 따라 충남 아산 탕정면사무소에서 만났다. 당시 사측 대표로는 김범동 인사담당 부사장이 나왔다. 장소를 옮겨 진행된 2차 본교섭 때는 사측 대표가 상무급 인사였다. 노조는 이를 두고 “우리를 진정한 대화 상대로 여기지 않는 행위”라며 문제 삼았다. 실제로 삼성디스플레이의 임단협을 측면지원하고 있는 김 금속노련 위원장은 지난 6월 “대표이사 같은 책임있는 분들이 (임단협에) 얼굴을 한번도 보이지 않아 유감”이라며 ‘급’이 맞는 대우를 해달라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삼성디스플레이는 연말까지 LCD 생산을 중단하기로 결정하면서 대형사업부 인력을 재배치 해야 하는 문제를 떠안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지난해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회사 측 방침이 알려지면서 올해 2월 첫 노조가 설립됐다. 현재 노조원은 약 2,000명(노조 기준)이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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