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047040)이 회사채 수요 확보에 실패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정부의 부동산 정책 등으로 업황이 부정적으로 돌아서면서 시장 투심이 꽁꽁 얼어붙은 영향이 컸다. 회사의 대주주가 산업은행인 탓에 회사채 인수 지원도 받지 못했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이날 1,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55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올해 건설사들의 실적 부진 우려가 짙어지면서 시장에서는 건설채 사자 수요가 크게 줄었다. 앞서 한화건설은 지난 5월 진행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한 건의 매수 주문도 받지 못했다. 지난달 GS건설도 모집액(1,000억원)에 훨씬 못 미치는 310억원의 수요만 확보하는데 그쳤다. 건설기계 제조사인 현대건설기계와 건자재업체 KCC도 미달을 냈다. 가장 최근 수요예측을 진행한 SK건설이 두 배 가까운 자금을 확보하면서 투심 회복 기대감이 있었지만 아직 여의치 않은 분위기다.
A급 회사채 수급도 불안정한 상황이다. 경기 하강 전망이 짙어지면서 기업들의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가 커진 탓이다. 최근 A급 회사채 발행시장은 대부분 리테일(개인)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회사채 시장의 주된 투자자인 연기금이나 은행, 자산운용사 등 기관이 AA급 이상 우량채 중심으로 매수하면서 A급 회사채 수요가 크게 줄었다.
대우건설과 주관사단은 발행일까지 시간이 남은 만큼 시장에서 추가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들어오지 않았던 것을 감안하면 나름 선방한 셈”이라며 “시장에서 A급 회사채와 건설업종에 대한 투심이 여전히 부정적인 상황”이라고 풀이했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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