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11%만이 현 정부의 경제 정책에 일부라도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정책의 실패로 서민 주거 불안을 가중시킨데다 기업 규제완화를 외면해 신사업 진출을 어렵게 한다는 불만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하반기 경영전망 조사에서 현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평가는 ‘보통’이라고 답한 비중이 51.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별로 만족 못한다(32.6%)’ ‘조금 만족한다(10.9%)’ ‘매우 만족 못한다(5.4%)’ 순이었다. ‘매우 만족한다’고 답한 기업은 없었다. 전체의 89.1%가 정부의 경제 정책에 불만을 나타냈다. 지난 1월6일 조사(9.8%)에 비해 1.1%포인트 만족도가 높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바닥 수준이다.
부동산 정책과 기업 규제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다. 기업들은 정부가 가장 못하는 분야로 부동산 시장 및 가계대출 규제(22.7%)를 꼽았고 규제 정책(20.7%), 노동 정책(14%), 세제 정책(10%), 일자리 정책(10%)이 뒤를 이었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애꿎은 서민과 실수요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며 “무엇보다 실물경기가 침체에 빠진 가운데 정부의 과도한 규제로 부동산 시장만 가파르게 과열되고 있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정부 정책에 효과를 발휘한 부분은 단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이었다. 75.9%의 기업이 정부가 잘하고 있는 정책으로 코로나19 대응을 들었다. 의료 선진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로부터 K방역에 대한 찬사가 쏟아진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은 또 통상 정책(7.4%)과 혁신성장(4.6%)을 정부가 잘하는 분야로 꼽았다.
기업들은 특히 코로나19의 충격을 넘고 산업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하루빨리 규제완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의 지원 정책으로 가장 많은 39.2%의 기업이 기업 규제완화를 꼽았다. 기업들은 또 법인세·상속세 등 세제완화(20.3%), 고용유지 지원(15%), 자금 지원(11.1%) 등도 필요하다고 했다.
산업경쟁력 제고를 위해 가장 시급한 것도 규제 개혁이라고 답한 기업이 46.9%로 가장 많았다. /변수연기자 div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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