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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경기인데... 호재에 치우친 증권사 목표주가

기업들 2분기 실적쇼크 전망에도

지난달 초 대비 평균치 목표 주가

299곳 중 200곳 올리고 73곳↓

조정폭도 상향종목이 두배 높아

"과거는 묻고 미래만 본다" 지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실물경제가 직격탄을 맞고 있지만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잇따라 올리고 있다. 3월 말 코로나충격 이후 증시 급반등하며 주가 지수가 이전 수준을 회복하고 전기차·언택트·바이오 등 일부 기업들의 실적 개선을 확인되고 있는 점은 사실이다. 그러나 기업의 성격에 따라 이익 차별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증권사들이 전반적인 실물경제 여파를 균형감 있게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9일 기준 증권사 3곳 이상의 추정치가 있는 코스피·코스닥 시장 299개 상장사 중 지난 6월1일 대비 목표주가 평균치가 하락한 기업은 73곳에 불과했다. 반면 같은 기간 목표주가가 오른 기업은 200개로 집계됐다.

목표주가 조정폭도 대조적이었다. 상향 종목은 평균 7.91% 올랐지만 하락 업종의 평균 변동폭은 -3.99%였다. 목표주가를 올릴 때는 많이 올리고, 내릴 때는 적게 내렸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물론 목표주가는 6~12개월 후 기업 가치를 추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현재 실적보다는 미래 성장성에 대한 시각이 더 많이 반영되기 마련이다. 또 코로나19가 인터넷·바이오산업의 전성기를 앞당긴 것도 목표주가 상향 건수가 느는 이유다. 신지윤 KT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목표주가는 12개월 선행 EPS(주당순이익)를 사용하고 성장주의 경우 5년 후의 기업 가치를 평가하기도 한다”며 실적 악화 우려에도 목표주가가 오르는 이유를 설명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도 “투자자의 관심은 시장에서 몸값이 뛰는 종목에 쏠리게 된다”며 “자연스레 애널리스트도 투자자의 수요가 많은 기업 쪽에 에너지를 쏟기 마련”이라고 밝혔다.



반면 상장사들의 평균적인 실적 전망은 어둡다. 올해 2·4분기 국내 상장사들은 2분기 연속 역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키움증권은 지난 2·4분기 코스피200기업(삼성전자·SK하이닉스 제외)의 매출액을 전년 동기 대비 12.5% 줄어든 314조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1.7% 감소한 17조1,00억원 규모로 예측했다.

경기 침체 장기화에 대한 비관론도 짙어지고 있다. 2·4분기를 저점으로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는 방향성은 동의하지만 회복 속도는 더딜 수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이 지난달 말 투자은행(IB)등의 전망을 집계한 결과 지난 2·4분기 한국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작년 동기 대비 1.8%의 역성장할으로 예상됐다. 이는 4월 집계치(-0.2%)보다 후퇴한 수치다. 또 이달 6일 앙가나 바네르지 국제통화기금(IMF) 이코노미스트는 “일부 아시아 국가가 경기 회복 움직임을 나타내지만 본격적인 회복은 내년에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최근 미국 확진자 수가 역대 최대치인 6만명을 넘겼고 신흥국의 확산세도 수그러들지 않으며 수출 수요 반등이 지연되고 있다.

요컨대, 실물 경기는 좋지 않은 데 목표주가는 상향이 더 빈번한 상황이다. 과거에 반복됐던 주가가 오를 때 목표가를 올리는 증권사 리서치의 행태가 이번에도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개인투자자 이 모씨는 “목표주가는 실적을 바탕으로 산출되는 것 아니냐”며 “경기가 안 좋은데 목표주가가 오르는 현상을 보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거품 낀 것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신 센터장도 “‘과거는 묻고 미래만 본다’는 식의 낙관 편향적 생각은 미래를 꼼꼼하게 따지지 못하는 위험을 만들 수 있다”며 “이는 증권사, 투자자 모두 경계가 필요한 대목”이라고 조언했다.
/이승배기자 ba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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