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전문 투자·개발사인 켄달스퀘어로지스틱스프로퍼티스가 조성하는 리츠가 증시 입성을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수도권 물류센터에 집중 투자하는 이번 리츠는 공모규모만 5,000억~6,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물류센터는 e커머스 시장 확대에 힘입어 각광받는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켄달스퀘어는 이에스알(ESR)켄달스퀘어리츠의 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씨티증권·모건스탠리증권을 선정하고 본격적인 상장절차에 돌입했다. 하반기에 예심 청구를 하고 증시에 입성할 예정이다.
공모규모는 5,000억원에서 6,000억원 수준이다.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1,000억~2,000억원 규모의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를 조만간 마무리하고 공모금액을 확정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 4,299억원을 조달해 최대치를 갈아치웠던 롯데리츠의 공모금액을 웃도는 규모다. 정부의 리츠 활성화 기조와 투자 붐에 힘입어 제이알글로벌리츠(공모규모 4,850억원)와 같은 대형 리츠들이 등장하면서 올해 하반기에만 2조원 안팎의 자금이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조달될 것으로 보인다.
모자(母子)형 구조인 이번 리츠는 경기도 이천과 용인·평택·부천·고양·안성 등 수도권에 위치한 중대형 물류센터 12곳에 투자한다. 이들 물류센터는 쿠팡·위메프·마켓컬리와 같이 우량한 임차인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류센터 자산을 매입하는 데 투입될 총 사업비는 2조4,167억원에 달한다. 글로벌 물류기업인 ESR의 계열사인 켄달스퀘어는 부동산 개발과 물류센터 투자에 특화된 회사다.
물류센터는 국내외 투자자들 사이에서 가장 주목받는 투자처다. 쿠팡을 비롯해 신세계·마켓컬리 등이 새벽배송·당일배송과 같은 유통 서비스들을 선보이면서 수도권 물류센터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탄탄한 수요가 뒷받침된 데 더해 개발 규제가 강화되면서 임대료와 거래가격은 덩달아 오르고 있다. 물류센터의 연평균 수익률은 7~8%로 성숙기에 접어든 오피스와 리테일 투자보다 기대수익이 높아지는 추세다.
이에 국내 증권사뿐 아니라 골드만삭스와 같은 글로벌 투자사들까지 앞다퉈 국내 물류센터 투자에 나서고 있다. 지난 4월 켄달스퀘어는 캐나다와 네덜란드 연기금으로부터 1조원의 투자금을 확보하기도 했다. 켄달스퀘어는 이 자금을 바탕으로 서울과 부산 인근의 물류시설과 저장창고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처음이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물류센터가 리츠의 한 영역으로 자리 잡았다. 아마존 물류 리츠인 프로로지스는 시가총액이 691억달러(약 83조원)에 달한다. 국내에서도 최근 다양한 자산을 담은 리츠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업계 최초로 민간임대주택에 투자하는 이지스레지던스리츠가 오는 22일 상장한다. 해외 부동산인 벨기에 오피스건물을 기초자산으로 한 제이알글로벌리츠와 SK네트웍스 직영주유소를 담은 코람코에너지플러스는 다음달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할 예정이다.
/김기정·김민석기자 about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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