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관련 호재는 이미 전날 반영됐다는 점에서 금일 국내 증시는 이날 발표되는 중국의 2분기 경제지표에 따라 방향성을 결정할 전망이다.
간밤 미 증시는 바이오기업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초기 임상시험이 성공적이었다는 소식과 은행주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상승했다. 견고한 경제지표도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탰다. 16일(현지시간) 미국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27.51포인트(0.85%) 상승한 2만6,870.1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9.04포인트(0.91%) 오른 3,226.56, 나스닥종합 지수는 61.91포인트(0.59%) 상승한 1만550.49로 장을 마감했다.
6 월 미국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5.4% 증가해 예상치를 상회했다. 7 월 뉴욕연은 제조업지수는 전월(-0.2)과 예상치(8.9)를 크게 상회한 17.2로 발표됐다.
세계 최대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2배 가까이 급증한 트레이딩 수입에 힘입어 지난 분기 24억2,000만달러(약 3조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이날 밝혔다.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다. 전날 대표 은행주 JP모건체이스와 씨티그룹도 트레이딩 수입 덕분에 시장의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놨다.
이날 모더나는 임상 데이터 세부내용을 발표하며 한 때 18% 급등했다. 아스트라제네카도 데이터를 발표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상승하는 등 코로나 백신/치료제와 관련된 긍정적인 소식이 투자심리를 개선시켰다.
다만 모더나는 임상 데이터에서 연령, 인종 분포, 부작용, 항체 반응의 지속성과 관련된 논란이 부각되자 상승 폭을 축소했다. 여기에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인권과 국가안보를 이유로 화웨이 등 일부 중국 기업들의 인사들에 대해 제재를 부과한다고 발표하면서 중국과의 마찰이 확대된 점도 지수 상승을 제한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16일 “한국 증시는 코로나 백신에 대한 긍정적인 소식들이 전해지자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높아지며 상승했다”면서도 “백신이 나온다 해도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발표된 데이터 또한 논란을 배제할 수 없어 여전히 시장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미국과 중국과의 마찰도 부담 요인”이라며 “폼페이오가 화웨이에 대한 규제 강화를 언급하며 미 증시 상승반납을 야기 시켰다면, 트럼프는 중국 고위 관리들에 대한 추가 제재를 원하지 않는다는 언급해 미 행정부 내에서의 나오는 엇갈린 내용은 불확실성을 높인다”고 분석했다.
전일 신용평가사인 S&P는 2분기 미국 기업들의 신용등급 강등 건수가 414건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서 연구원은 “파월 연준의장이 지적했듯 코로나로 인해 개별 기업들의 신용 리스크가 확산된 점도 부담”이라며 “이런 가운데 금일 발표되는 중국의 2분기 GDP 성장률를 비롯해 산업생산, 소매판매, 고정자산투자 등 경제지표 발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모두 추정치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투자 심리에 우호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내 증시는 이 결과에 따라 변화를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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