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코스피 지수는 5개월 만에 2,200포인트 선을 넘었다. 6월 이후 번번이 장중 2,200포인트를 넘었다가 장 막판 상승분을 반납하기를 반복했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백신 개발 기대감이 ‘5전 6기’의 2,200포인트 탈환전에 마침표를 찍었다.
하지만 단 하루뿐이었다. 중국의 소비·실업 지표가 예상보다 악화된 것으로 나온데다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지수는 하루 만에 2,200선을 내줬다. 지난 17일 소폭 반등에 성공하면서 2,200선을 다시 회복하기는 했지만, 불안한 모습이다. 내주 코스피 지수는 다시 한 번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2,200선을 지켜내려고 하겠지만, 전망은 그리 녹록지 않다.
내주 주식시장의 상승 동력은 전반적으로 약화된 상황이라는 것이 증권가의 공통된 의견이다. 최근 글로벌 증시를 이끌었던 중국 증시 회복이 소비 회복 기대감이 약화되면서 동력을 잃어가고 미국에서는 공화당과 민주당이 추가 부양책을 놓고 견해차가 커 단기 상승 재료로서의 역할에는 한계가 있을 전망이다. 국내 증시와 연관성이 높은 이들 두 국가의 증시가 지지부진하다면 국내 증시도 상승 가능성이 옅어진다. 이 때문에 당장 국내 증시는 단기 조정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그동안의 상승 피로도에 대외 여건의 악화는 증시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지수의 하단 역시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 정책 효과가 여전히 유효하고 이에 기댄 풍부한 유동성은 과도한 하락을 막아낼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의 내주 코스피 지수 밴드 상단을 2,200선으로 내다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코스피 지수 밴드를 2,100~2,200포인트, 케이프투자증권은 2,120~2,200선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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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숨 고르기에 돌입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각국이 경쟁하고 있는 코로나 19 백신과 치료제 개발 소식이 ‘부스터’ 역할을 할 수만 있다면 증시는 예상을 벗어난 움직임을 보일 수도 있다.
내주 가장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기업들의 실적이다. 미국과 한국 기업들의 2·4분기 실적 발표가 본격화된다. 국내 증시에서는 SK하이닉스, LG전자, 삼성SDI, 현대·기아차, NAVER, SK텔레콤 등 주요 대형사들의 실적이 공시된다. 기대치가 많이 낮아진 만큼 ‘어닝 쇼크’에 대한 우려는 상당히 줄어든 모양새다. 미국에서는 IBM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 아마존, 인텔, AT&T 등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이들의 실적이 시장 전망을 웃돌 경우 증시 상승 재료가 될 수 있다. 윤영교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 백신 속도 진전 기대감과 시중 막대한 유동성 효과는 여전히 유효할 전망”이라면서도 “미국과 중국의 갈등 고조가 시장의 불안 및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할 수 있으므로 보수적인 스탠스로 증시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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