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술집을 폐쇄하라는 주지사의 명령에 저항하겠다며 춤판을 벌인 술집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텍사스주에선 일일 신규 코로나19 확진자가 1만명 이상 발생하는 날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어 우려를 키우고 있다.
━
"술집 영업할 권리가 책임보다 중요해"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지난달 말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대응책으로 지역 내 모든 술집 영업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또한 지난 2일에는 마스크 등 얼굴 가리개 착용을 의무화했다. 공화당 소속인 애벗 주지사는 경제재개에 서둘렀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호응하며 지난 5월부터 봉쇄령을 푸는 데 앞장섰지만 텍사스가 미국 내 2차 확산의 진원지 중 한 곳으로 떠오르면서 그동안의 입장에서 선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텍사스에선 16일 하루에만 1만291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는 등 확산세가 가팔라지는 모양새다. 16일 하루 사망자도 129명으로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코로나19 확진으로 병원에 입원하는 이들도 점차 급증하고 있는 실정이다. 텍사스주는 7월4일 독립기념일 주말을 지낸 뒤 주 전체의 입원환자수가 처음으로 8,000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 달에 비해 4배 이상 늘어난 숫자이다. 급기야 텍사스주에서는 호텔을 병원으로 개조하고 있다. 텍사스주에선 코로나19로 사망한 시신이 넘쳐나자 주 전역에서 시신 보관을 위해 냉동 트레일러들이 동원되고 있다고 CBS방송은 전했다.
━
2차 확산에 텍사스 재봉쇄 가능성 고개...주지사 "봉쇄령 없다"
하지만 애벗 주지사는 16일 “봉쇄령은 없다”고 일축했다. 텍사스 지역 방송인 ‘FOX4’에 따르면 애벗 주지사는 한 방송과 인터뷰에서 전면적인 셧다운 가능성을 묻는 말에 “이런 질문을 하루에 수천번씩 받는다”면서 “사람들은 내가 텍사스를 다시 닫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공포에 빠진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의 마스크 착용 및 술집 폐쇄 명령이 코로나19 확산에 미치는 효과가 나타나려면 몇 주 정도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텍사스주에선 마스크 착용에 대한 거부감도 상당하다. 애벗 주지사는 다음 달 학교를 다시 안전하게 열겠다고 공언했지만 마스크 착용은 지역별 교육 당국이 알아서 결정해야 할 사항이라는 입장이다. 보수 성향의 텍사스에서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각자의 선택에 맡기겠다는 것이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