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034020)이 정부의 ‘그린 뉴딜’ 바람을 타고 해상풍력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두산중공업은 연평균 1.2GW 규모로 신규 공급될 해상풍력 시장을 공략해 오는 2025년까지 해상풍력발전 사업을 연매출 1조원 규모로 키우겠다고 19일 밝혔다.
업계에서는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의 해상풍력 사업에 대한 신념이 이제 빛을 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산중공업은 쟁쟁한 경쟁사들도 “수익성이 나지 않는다”며 손을 털고 나간 해상풍력 분야에 지난 2005년부터 15년간 약 1,800억원을 투입하며 연구개발(R&D)에 매진해왔다.
박 회장은 “정부가 발표한 해상풍력 발전방안에 힘입어 국내 해상풍력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해상풍력 분야의 대한민국 대표기업으로서 그린 뉴딜 정책에 적극 동참하고 국내 해상풍력 산업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은 국내 유일의 해상풍력발전기 제조사다. 현재까지 제주와 서해 등 전국에 총 79기, 약 240㎿ 규모의 풍력발전기를 공급했다.
해상풍력발전 시장에 두산중공업이 도전장을 내민 것은 향후 성장성이 큰데다 자체 기술력까지 보유해서다. 최근 정부는 그린 뉴딜 사업을 발표하며 풍력발전을 주요 축으로 제시했다. 이달 17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방문한 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와 전라북도 지방자치단체 및 지역주민 대표 등이 ‘전북 서남권 주민 상생형 대규모 해상풍력 사업추진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 사업은 전북 고창군·부안군 해상에 해상풍력 시범단지 400㎿ 및 확산단지 2GW를 조성해 총 2.4GW 규모의 해상풍력발전단지를 건설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2029년 완공 예정으로 총 사업비만 14조원에 이른다. 동시에 정부는 2030년까지 12GW 규모 해상풍력 준공계획이 담긴 ‘해상풍력 발전방안’도 내놓았다. 2030년까지 국내에 연평균 약 1.2GW 규모의 해상풍력발전이 신규 공급될 예정이다.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는 두산중공업은 해상풍력 분야에서 2025년까지 연매출 1조원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두산중공업의 이 같은 목표는 앞선 해상풍력 기술력에서 나온다는 분석이다. 2005년만 해도 해상풍력 기술의 국산화율은 30%에 불과했다. ‘풍력발전은 해외 풍력 업체의 배만 불려주는 사업’이라는 비판이 제기될 정도였다. 그러나 두산중공업은 15년 동안 1,800억원을 투입해 국산화율을 70%까지 끌어올렸다. 진종욱 두산중공업 상무는 17일 업무협약식에서 “해외 기업에 비해 두산중공업은 후발주자가 맞다”면서도 “자체 원천기술로 50년간 축적한 발전설비 기술력에 서남권 2단계 사업을 위해 개발한 100m 길이의 블레이드를 결합하면 기술격차는 단기간에 극복 가능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두산중공업은 우리나라 특성을 고려해 저풍속에서도 활용 가능한 해상풍력 모델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2011년 국내 최초 3㎿급 해상풍력발전기를 개발해 국제인증을 받았고 지난해 7월에는 5.5㎿ 해상풍력발전 시스템 국제기술인증을 획득했다.
두산중공업은 해상풍력 사업이 본격화하면 중소기업과 상생은 물론 고용창출 효과도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연간 1GW 규모의 풍력발전 생산이 이뤄지면 직접고용 인원 1,000여명과 협력업체 1만7,000여명을 고용할 수 있게 된다. 현재 국내 풍력발전 사업에 참여한 중소기업은 400여개에 달한다.
/서종갑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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