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068270)이 올해 9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치료제의 상업생산을 개시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임상 2상 시험에서 유효한 결과가 나올 경우 긴급사용승인 절차를 밟아 조속히 상용화에 나서기로 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20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말까지 코로나19 임상시험에 집중한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임상시험과 정식 허가심사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고, 임상 2상 결과에 따라 긴급사용승인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이를 위해 연구개발에만 총 3,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지난 1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임상 1상을 승인받았고 이번주중 피험자 첫 투여를 개시한다. 앞으로 1개월간 영국과 한국에서 임상 1상을 진행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임상 2상과 3상을 완료해 상용화하는 게 목표다. 임상 1상에서는 50명, 2상에서는 200~300명, 3상에서는 2,000~3,000명을 계획하고 있다.
아울러 긴급사용승인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임상 3상을 조건으로 코로나19 환자의 셀트리온 항체치료제의 투약이 가능해진다. 이럴 경우 이르면 올해 말에 환자 치료에 사용할 수 있다. 서 회장은 “긴급사용승인 또는 내년 상반기 허가가 떨어졌을 때 신속하게 투여할 수 있도록 올해 9월부터 송도 공장에서 상업 생산에 돌입하겠다”며 승인 이후의 상황을 사전에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서 회장은 또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에 대응할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를 해왔다고 강조했다. 셀트리온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구성하는 3만개의 염기서열 중 1,352개 아미노산이 변경돼 약 5,786개 변이가 일어난 상태다. 이는 현재 개발 중인 코로나19 치료제나 백신을 무력화할 정도의 변이는 아니다.
상업화 이후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약물 치료 반응이 떨어질 경우에 대비해 6개월 뒤 2번째로 슈퍼항체 치료제 출시 계획을 세우고 있다. 서정진 회장은 “변이 가속 시 대비할 수 있는 슈퍼 항체를 준비하고, 램시마를 활용해 사이토카인 억제 연구도 진행하는 중”이라며 “향후 생산 시 수요가 늘어날 수 있어 해외 위탁생산 업체들과 추가 계약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항체치료제 개발로 공익에 기여하겠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서 회장은 “가급적이면 개발비와 제조원가를 낮춰서 항체치료제를 개발하는 어느 회사보다도 저렴하게 제공하겠다”며 “이익을 추구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서 회장은 이와 별개로 올해 연말 은퇴 의사를 다시 한 번 밝혔다. 그는 “올 연말까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지휘하고 연말이 지나면 후배 직원이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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