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6개월째 수출과 내수가 꽉 막히면서 국내 제조 중소기업이 밀집한 국가산업단지의 가동률이 지난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나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보다 낮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노후화와 고령화, 생산성 하락 등이 누적돼온 국가산단에 코로나19라는 강펀치가 날아든 탓이다. ‘제조업의 심장’으로 불리는 국가산단이 ‘녹다운’ 직전인 셈이다.
20일 한국산업단지공단의 국가산단 산업동향에 따르면 남동·반월·시화·구미·창원 등 38개 국가산단의 5월 가동률은 70.4%를 기록했다. IMF 직후인 1998년이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에도 가동률은 70%대 후반을 지켜 ‘70%’는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수치다. 일부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지 않고 하반기까지 이어지면 70% 선 붕괴는 시간문제라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생산·수출실적, 고용인원 중 온전한 것이 하나도 없다. 5월 생산실적은 33조3,36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9.8% 하락했고 수출은 89억3,00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30.8% 급락했다. 거의 10년 만에 처음 보는 낙폭이다. 고용인원 역시 97만명으로 계속 감소세다. 광주첨단과학산업단지에 있는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1년 만에 수출이 딱 반토막 났다”며 “공장 설비를 돌릴수록 손해지만 죽어도 폐업은 못하겠고 직원들이 격주로 무급휴무를 하면서 근근이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기자 now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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