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코스피 주도주 역할을 해왔던 ‘언택트(비대면) 3총사’의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7거래일 사이 이들의 시가총액이 12조원가량 증발했다. 단기간 급등한 주가 수준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킨데다 경제회복을 낙관하게 만드는 지표들이 잇달아 발표되자 그동안 덜 올랐던 전통산업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동하면서 숨 고르기에 돌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인터넷 등 언택트 대장주인 NAVER(035420)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4.71%(1만3,000원) 하락한 26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7일 잠깐 반등에 성공했던 카카오(035720) 역시 이날 4.62% 하락했다. 한때 36만원을 넘어서던 주가는 이제 30만원선 붕괴를 걱정해야 할 정도다. 게임 업종 대장주인 엔씨소프트(036570)도 약세를 이어갔다. 100만원을 바라보던 주가는 이날 2.39% 하락하면서 85만9,000원을 기록했다.
지난주 초 대비 주가가 10% 이상 하락하면서 시가총액도 12조원 가까이 줄었다. 언택트 ‘빅3’의 시가총액은 10일 101조687억원으로 100조원을 넘어섰지만 이날까지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89조2,921억원으로 쪼그라들며 11조7,766억원(11.6%) 감소했다. 지난주 유가증권시장 시총(우선주 제외) ‘넘버 3’에 올랐던 NAVER는 5위까지 하락했고 10위를 넘보던 엔씨소프트도 13위로 밀려났다.
승승장구하던 언택트 ‘빅3’가 지난주부터 약세로 돌아선 것은 우선 그동안 급등세에 현재 주가가 투자자들에게 부담스러운 수준이 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6월 초부터 이달 10일까지 NAVER의 주가는 26% 급등했고 카카오는 35% 가까이 치솟았다. 엔씨소프트 역시 15% 이상 상승하면서 코스피지수 상승률(4.12%)을 크게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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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 소식이 전해지고 중국 등 경기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그동안 덜 올랐던 경기민감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옮겨간 것도 하락세를 부추겼다. 5~6월 사이에 보여줬던 순환매 장세가 다시 연출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 글로벌 산업의 변화 등으로 성장주가 가파르게 상승했지만 경기개선 기대감으로 다시 차익 실현 매물이 나타나며 가치주가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대외 리스크를 고려해본다면 순환매 장세는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언택트 ‘빅3’에 대한 기대감은 지속되고 있다. 코로나19가 진정되더라도 인터넷 등 언택트 산업의 성장세가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황성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인터넷 산업은 코로나19가 촉발한 ‘언택트’와 ‘디지털화’의 수혜를 가장 많이 보는 업종으로 변화된 소비 패턴과 결제 패턴이 바이러스 종식 이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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