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1만대 클럽에 오르며 입지를 확고히 다진 볼보자동차코리아가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가솔린 엔진 또는 디젤 엔진 등 내연기관을 완전히 퇴출하고 앞으로는 하이브리드 모델로만 라인업을 구성하겠다는 것이다. 글로벌 본사의 탄소배출량 저감 계획에 따른 방침인데,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아직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볼보자동차가 안정적으로 열 수 있을지 주목된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지난 20일 전 모델에 기존 내연기관 대신 새로운 친환경 파워트레인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국내에서 출시하는 모든 차종의 2021년식 모델부터 순수 디젤·가솔린 엔진 대신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파워트레인으로 출시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C60이나 XC90도 2021년형 모델부터는 순수 가솔린이나 디젤로는 만나볼 수 없다. 전기 모터와 가솔린 엔진이 결합 된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로만 선택이 가능하다. 이로써 디젤 엔진은 볼보 모델에서 완전히 쓰이지 않게 된다.
전동화는 시기의 문제일 뿐 어느 자동차 회사나 가야 할 길이기는 하다. 그러나 볼보자동차의 이 같은 방침은 다른 자동차 회사보다 빠른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볼보자동차 측은 2021년형 모델의 차종별 출시 시기는 아무 것도 정해진 게 없다고 밝혔지만 보통 다음 해의 모델이 이전 해 말 출시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르면 연내에 순수 내연 기관이 퇴출된다는 얘기다.
특히 지난해 1만570대를 판매하며 처음으로 수입차 시장 ‘1만대 클럽’에 등극한 볼보자동차코리아여서 이 같은 움직임의 결과가 더욱 주목된다. 볼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에도 6,524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보다 24.8% 증가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특히 볼보는 계약 후 출고까지 긴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판매량 이상의 브랜드 파워를 갖고 있다는 평가다.
이처럼 무서운 기세의 볼보가 기존의 파워트레인을 전면 교체하다시피 하는 큰 변화를 무사히 견뎌내고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도 쏠린다. 볼보자동차코리아의 변화가 성공할 경우 수입차 시장에서도 친환경차의 안착 가능성이 그만큼 증명됐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수입차 시장에서는 아직 메르세데스-벤츠·BMW·아우디폭스바겐 등 ‘독일 3사’를 중심으로 디젤 엔진의 영향력이 여전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볼보자동차코리아가 하이브리드 모델만으로도 현재의 판매량 증가 분위기를 이어간다면 수입차 시장도 친환경차로의 이동이 가속화 할 수 있다”며 “볼보의 시도에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윤모 볼보자동차코리아 대표는 “볼보자동차의 역사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책임감을 바탕으로 안전을 위한 과제들을 발굴하고 해결해 온 솔루션들의 발자취”라며 “새로운 친환경 파워트레인은 도로 위 안전을 넘어 지구의 안전으로까지 우리의 역할과 책임감을 확장하는 최상의 솔루션”이라고 강조했다.
/박한신기자 hs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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