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국내 투자자문사 10곳 중 7곳이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업투자자문사가 지속적으로 사모펀드 운용사로 전환하면서 계약고 추이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국내 전업투자자문사 201곳 중 흑자를 낸 기업은 55곳에 불과하다. 전체의 73%에 이르는 146곳은 적자를 냈다. 지난 해 59%에 비해 14%포인트나 증가한 수치다. 전체 전업투자자문사의 당기순이익은 지난 해 73억원 대비 450억원 줄어든 377억원 손실을 기록했으며 ROE는 -7.5%로 전년(1.3%) 대비 8.8%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올해 1·4분기 중 발생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업투자자문사의 일임계약고가 크게 줄었다. 올해 3월말 기준 총 계약고는 12조2,000억원으로 지난 해 3월 말 대비 3조원이 줄었다. 일임계약고는 운용 수익률 저조에 따른 연기금 등 기관 투자자의 일임 계약 축소 여파로 지난 해 3월 말 6조7,000억원 대비 2조3,000억원이 감소했다. 기관투자자의 일임계약고 규모는 2019년 3월 말 4조2,000억원이었으나 올해 3월 말 절반 수준인 2조2,000억원으로 줄었다. 이로 인해 고유재산 운용실적이 악화 하면서 순이익이 급격히 감소하고 적자 회사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자문계약고는 대형 전업투자자문사가 전문사모집합투자업자로 전환하는 추이가 이어지면서 2019년 3월 말 8조5,000억원보다 7,000억원 줄어든 7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수수료수익은 일임계약고 감소에 따른 일임수수료 감소 영향으로 전년대비 9.4%포인트 줄었으며 증권, 파생투자손익에 해당하는 고유재산손익은 100억원대의 손실을 냈다. 이는 코로나19에 따른 급격한 주식시장 침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증시가 회복되면서 전업투자자문사의 계약고 및 순이익 또한 예전 수준으로 회복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또한 “상위 10개사가 전업투자자문사 투자자문·일임 계약고의 65.4%를 차지하는 등 대형사에 계약이 집중돼 대형사의 계약고 추이, 재무상황 및 부실위험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부실 가능성이 큰 중소 투자자문사의 수익 확대를 위한 지원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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