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사이다·오렌지주스에 치아를 10분 간 담갔다가 꺼냈더니 표면의 거칠기(표면 요철의 정도)가 각각 평균 5배가량 커지며 그만큼 부식됐다. 반면 탄성 계수(힘을 가했을 때 저항 정도)는 5분 만에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흠집이 있는 치아는 부식이 훨씬 빠르게 진행됐는데, 실제 치아는 침이 감싸고 있어 실험만큼 심각하게 부식되지는 않는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신소재공학과 홍승범 교수 연구팀이 청량음료가 치아를 부식시키는 과정을 나노미터(㎚·1㎚는 100만분의 1㎜)급으로 관측해 영상화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팀은 청량음료에 노출된 시간에 따라 치아 가장 바깥쪽의 법랑질(에나멜) 표면이 받는 영향을 분석했다. 이를 위해 nm(10억분의 1m) 수준의 탐침을 이용해 재료 표면의 거칠기와 탄성 계수 등을 측정하는 원자간력 현미경을 썼다.
홍 교수는 “청량음료가 치아에 해롭다는 학설을 실험으로 증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치아는 보호막 역할을 하는 침이 있어 연구 데이터만큼 부식되지는 않겠지만 청량음료에 자주 노출되면 치아 건강이 해로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생체 재료의 기계적 행동 저널’에 실렸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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