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항공사(LCC)들이 정부에게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연장을 호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고사위기에 몰린 LCC들은 정상적인 노선 운항을 못하고 있는 데다가, 고용유지지원금이 중단된다면 대규모의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기한이 끝나는 다음 달이 고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김이배 제주항공(089590) 대표, 최정호 진에어(272450) 대표, 한태근 에어부산(298690) 대표 등 7개 LCC대표단은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를 방문해 송옥주 국회 환경노동위원장과 간담회를 가졌다. LCC대표단은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산업이 붕괴되고 있으나, 자구노력과 고용지원금 등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다”며 “지원금 지급기한(180일)이 종료되는 8월 말부터 실업 대란이 현실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정부는 항공기 취급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해 휴직급여(평균임금 70%)의 90%까지 보전하는 고용유지지원금을 지원하고 있다. 지원 기간은 최장 180일이다. 이에 따라 항공사는 이르면 8월 말부터 고용유지지원금 지원이 중단된다.
이에 따라 LCC대표단은 9월 말부터 대규모의 실업 사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 고용노동부에 특별고용지원업종 기간 연장 신청서를 제출했다. 지원금이 지급되는 기간 동안에는 항공사들이 정리해고나 희망퇴직을 할 수 없다. 하지만 고용유지 지원금이 끝날 경우 항공사들은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구조조정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LCC대표단은 지원금 지원기한의 연장 또는 무급휴직 신청요건을 추가로 인정하는 방안 검토를 이날 국회에 제안했다. 무급휴직 지원금 신청을 위해선 유급휴업 1개월 조치가 있어야 하는데, 이를 충족하지 못하는 회사가 많은 업종 특성을 고려해 유급휴직도 요건에 포함해달라는 내용이 주요 골자였다. 두 제도 연장을 위해선 각기 고시 개정과 고용보험법 시행령 개정이 있어야 한다.
송 위원장은 “코로나19로 가장 힘든 곳이 항공산업”이라며 “정부나 국회가 도울 수 있는 부분을 돕겠다”고 밝혔다.
한편 22일 간담회에서는 인수합병 무산 위기를 맞고 있는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와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가 옆자리에 앉았다. 최 대표는 간담회가 끝난 뒤 “계약 해제 의사를 밝힌 뒤 첫 만남이긴 했지만, 고용유지 지원금에 대해서만 논의를 했다”며 “아직 이스타에 희망은 있다고 보고 있으며 이달 내에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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