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를 뒤덮은 올 2·4분기 시장의 전망을 훌쩍 뛰어넘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급감했지만 세제 혜택을 등에 업은 내수 실적과 환율 효과로 선방했다. 현대차(005380)는 앞으로도 신차 효과와 리스크 관리 등으로 수익성 방어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23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컨퍼런스콜을 열고 지난 2·4분기 5,90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본격 확산에 따라 이동 제한 조치가 시행되고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52.3% 감소했다.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8.9% 감소한 21조8,590억원, 당기순이익은 3,773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현대차의 실적은 시장 전망치를 두 배 가까이 웃도는 수치다. 증권사들은 2·4분기 현대차 영업이익이 3,000억원을 조금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현대차는 원화 약세의 우호적 환율 환경과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를 본 내수 시장의 호실적, GV80·G80·그랜저 등 신차 판매 호조 등으로 수익 감소 폭을 최소화했다.
현대차의 2·4분기 글로벌 시장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36.3% 감소한 70만3,976대였다. 해외 시장(중국 제외)에서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감소로 지난해보다 판매량이 47.8% 감소(47만8,424대)했지만 내수 시장에서 작년 2·4분기보다 판매가 오히려 12.7% 증가(22만5,552대)하며 해외 부진을 상쇄했다. 원·달러 환율이 지난해 2·4분기 1,166원에서 지난 분기 1,221원으로 상승한 것도 선방의 주요 원인이다. 원화 약세로 환율이 상승하면서 원화 표시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효과를 봤다.
현대차는 향후 경영환경과 관련, 코로나19에 따른 부정적 요인들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재확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리스크를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하반기 유동성 관리 중심의 위기 경영을 지속하는 한편 △신차 및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를 통한 믹스 개선 △지역별 맞춤형 판매 정상화 방안 추진 등을 통해 점유율 확대와 수익성 방어에 주력할 계획이다.
/박한신기자 hs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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