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오는 9월 말 종료 예정인 대출 만기 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 조치를 재연장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밝혔다.
은 위원장은 23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연장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는 지난 4월부터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모든 금융사에 6개월간 대출원금 상환 만기 연장과 이자상환 유예를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연장·유예 기한은 오는 9월 말이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예상보다 장기화하면서 정부 안팎에서는 이를 추가 연장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일찌감치 제기됐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중소기업 10곳 중 8곳은 대출 만기에 대한 추가 연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7일 기준 시중은행과 제2금융권의 대출 만기연장 규모는 각각 45조1,000억원(15만3,000건), 9,000억원(2만3,000건)이다. 정책금융기관(20조4,000억원·3만6,000건)까지 합치면 만기연장 금액은 총 66조3,000억원에 달한다.
은 위원장은 이날 “당초 6개월 만기 연장과 이자 유예를 했는데 아직 코로나 사태가 끝나지 않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서민들이 어려움에 있다”며 연장 필요성을 시사했다. 이어 “오늘 5대 금융지주 회장들과 머리를 맞대고 금융권과 정부 당국이 어떻게 풀어나갈까 이야기를 했고, 금융권도 현 상황을 잘 알고 있어 잘 협조해 국민들이 피해가 가지 않는 방법으로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제2금융권과도 이야기를 이어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은 위원장은 앞서 이날 5대 금융지주 회장과 비공개 조찬모임을 갖고 대출 지원 가이드라인의 재연장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금융지주 회장들은 “코로나19의 영향 추이와 기업의 자금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판단하겠다”면서도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 실물 부문 금융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해 사실상 만기 연장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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