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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생력 키운 삼성디스플레이, '형님' 지원없이 퀀텀닷 양산

신기술 접목된 QD 초기비용 높아

삼성전자 TV엔 채택 안할 가능성

대량구매 가능한 중화권 고객 확보

이달 QD 설비 설치, 내년 중 생산





삼성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005930)의 TV 사업 계획과 상관없이 삼성전자에 의존하지 않고 퀀텀닷(QD) 디스플레이의 내년 양산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대량 구매가 가능한 중화권 TV 업체들을 확보한데다 수익성 확보를 위해서는 대형 QD의 생산을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더 이상 삼성전자의 TV 전략에만 매달려 있을 수 없다는 점도 이 같은 결정을 앞당겼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달 초 8.5세대 증착기 등 본격적인 QD 설비 설치에 돌입했으며 하반기 생산 라인 설치를 마무리 지을 방침이다. 내년 중으로 4K 해상도의 65인치 QD디스플레이 패널을 초기 월 3만장 생산할 계획이다.

디스플레이 업체의 양산은 물량을 받아줄 고객사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으면 추진하기 어렵다. 공장 가동으로 매출액이 생기면 자산이 비용화되는 감가상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몇 년간 액정표시장치(LCD) 사업부의 적자가 쌓여왔다.

삼성전자가 QD 디스플레이 제품 채택을 확정 짓지 않은 가운데 삼성디스플레이가 양산에 돌입한 것은 중화권 대형 고객사 확보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최주선 대형사업부장(부사장)은 이달 초 QD 양산 설비 반입을 기념하는 행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글로벌 협력 체계를 바탕으로 QD 투자를 차질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면서 “지난 20여년간 축적한 LCD 대형화 기술과 앞선 QD 기술력을 바탕으로 독보적 화질의 QD디스플레이를 양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 아산 캠퍼스 전경./사진제공=삼성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 TV 사업과 다르게 움직이는 것을 사업성에서 삼성전자가 QD 채택을 머뭇거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QD 디스플레이의 경우 신기술이 접목돼 처음 양산되는 제품이니만큼 초기 비용이 높다. 옴디아의 지난 3월 보고서에 따르면 QD디스플레이 65인치 4K 패널의 초기 가격은 같은 크기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초기 가격의 두 배가 넘는다. 삼성전자의 포트폴리오 구성도 삼성디스플레이의 전략과 방향이 다르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제품군에서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와 8K QLED TV의 투트랙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프리미엄 제품으로 내놓을 QD 제품이 낄 자리가 없다.

지난 1일 충남 아산에서 열린 ‘QD 설비 반입식’에 참석한 이동훈(왼쪽에서 여덟번째)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이 관계자들과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사진제공=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는 ‘형님’의 지원 없이도 살아남아야 하는 상황이다. LCD 부진을 커버해온 중소형 OLED 시장도 점점 중화권 업체(BOE·CSOT 등) 및 LG디스플레이(034220)의 도전을 받고 있다. 한때 98%에 달했던 중소형 OLED 패널 시장 점유율(2016년 1·4분기)은 4년이 지나 86%(올 1·4분기)까지 떨어졌다. 대형 패널 시장에서의 미미해진 존재감도 빨리 끌어올려야 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말까지 대형을 비롯한 LCD 생산을 전면 중단한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전자와 디스플레이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지만 최근 LCD 판가의 급격한 하락으로 인한 실적 부진을 디스플레이에서 모두 떠안았다는 것이 문제”라며 “실적 하락으로 인한 구조조정, 인력 배치 등으로 내부 사기도 떨어지는 상황을 겪으며 디스플레이도 자체적으로 성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공감대가 확산됐다”고 전했다. /변수연기자 div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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