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을 찾는 발길이 뚝 끊기면서 영화관 사업자들의 재무상황이 악화하고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일파만파로 퍼지면서 정부 지원으로 현금 조달 통로를 넓히는 중입니다.
CJ CGV(079160)와 롯데컬처웍스 두 곳 모두 신용보증기금의 채권담보부증권(P-CBO)을 발행한데 이어 전날에는 씨제이포디플렉스와 롯데컬처웍스가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의 지원을 받아 각각 400억원, 200억원어치 기업어음(CP)을 발행했습니다.
기업유동성지원기구는 한국은행과 산업은행의 출자를 받아 최대 20조원 규모로 조성됩니다. 비금융사가 발행하는 AA~BBB급 회사채와 CP가 매입 대상이지요. 실제 매입을 시작하면서 저신용 기업들의 현금 확보가 쉬워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는 한편 이미 치솟은 금리로 양극화가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대규모 현금이 필요한 CJ(001040) CGV는 최근 유상증자를 마무리하고 2,200억원 현금 확보를 앞두고 있습니다. 현재 주가 대비 약 20%가 넘는 할인율로 신주 발행가격이 정해지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몰렸습니다.
회사는 이번 조달한 현금을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계획입니다. 부채를 감축해 지난 3월말 기준 850%에 육박하던 부채비율을 낮추겠다는 것이죠. CJ CGV의 올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4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영업익과 당기순익은 각각 -1,946억원, -3,457억원 적자를 지속할 전망입니다.
롯데컬처웍스는 올해부터 단기 기업어음(CP)을 발행해 현금을 조달하고 있습니다. 공격적인 해외 투자를 이어오던 CJ CGV와 달리 보수적인 투자기조를 유지해 피해 정도가 비교적 적은 편입니다. 다만 연결 편입돼 있는 베트남법인이 지난해 기준 자본잠식에 빠지는 등 재무상태가 불안정해 회사의 발목을 잡고 있지요. 롯데컬처웍스의 실질차입금 1,292억원 중 대부분이 베트남법인에서 비롯된 빚입니다.
CJ CGV 자회사로 4D 상영시스템 ‘4DX’ 제조·판매회사인 씨제이포디플렉스도 차입 규모를 늘리고 있습니다. 올해 초 80억원 회사채를 신규로 발행한데 이어 단기금융시장에서도 순발행을 늘려가고 있지요.
사업 특성상 영업자산 회수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 매출채권이나 계약자산 등 운전자금 비중이 매우 높은 것이 단점입니다. 특히 지난해 CGV로부터 스크린X 사업을 양수하면서 235억원의 자금이 소요돼 재무부담이 더 늘었습니다.
실적 회복 시점과 폭이 불확실하다는 전망이 짙어지면서 신용도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회사는 향후 1년 내 만기도래하는 차입금 510억원과 설비투자, 금융비용 등을 부담해야 하지만 보유한 현금성자산(8억원)과 예상되는 영업현금흐름(약 90억원)은 이에 대응하기 턱없이 모자란 수준입니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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