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주유소를 기반으로 하는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최근 상장을 추진한 부동산 기반 리츠와 달리 현대오일뱅크가 10년 책임 임차하고 주유소 부지를 개발해 6.2%의 수익률이 기대되는 상품이다. 침체한 공모 리츠 투자심리를 반전시킬지 주목된다.
코람코에너지플러스는 27일 서울 여의도에서 상장 간담회를 열고 28~30일 기관 투자자 대상으로, 8월 5~7일 일반 투자자 대상으로 청약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공모 주식 수는 총 2,132만주로 기관 투자자 대상 1,032만주(48.4%), 일반 투자자 대상 1,100만주(51.6%)다. 공모 희망가는 5,000원으로 공모 예정금액은 1,066억원이다.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리츠 자산 운용을 맡은 코람코자산신탁 윤장호 본부장은 “하나의 자산으로 시작해 마지막까지 그 하나로 끝나는 확장성없는 리츠가 아닌 1년 안에 여러 업사이드(가치상승)를 만들어 국내 시장에 없던 재밌는 리츠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 “안정된 임대수익 기반 위에 지역 거점 주유소를 활용한 모빌리티 리테일 플랫폼으로 비즈니스 확장이 가능한 리츠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람코에너지플러스는 전국 187개(서울 등 수도권 95개, 지방 92개)의 주유소를 기초 자산으로 한다. 현대오일뱅크가 최소 10년의 장기 임대차계약을 맺고 있고 버거킹, 맥도널드, 다이소 등 주유소 일부 부지에 상업시설이 운영 중으로 매달 안정적 임차 수익이 예상된다. 특히 드라이브스루 매장과 패션업체 등과 제휴하는 한편 주유소 부지를 ‘모빌리티 리테일 플랫폼(Mobility Retail Platform)’으로 설정해 지역물류거점 등으로 활용도를 높여 다양한 부가 수익을 창출할 계획이다.
주유소 자산의 50.7%(95개)는 수도권인데 코람코는 10년 내 서울 수도권 비중을 75%까지 끌어올려 부동산 자산으로 주유소에 대한 투자도 이어갈 계획이다. 과거 홍대 SK직영주유소가 호텔로, 여의도 SK직영주유소가 ‘S트레뉴’ 업무시설로 개발됐듯 추가 수익도 기대된다.
자산 운용을 맡은 코람코자산신탁은 2002년 코크랩 1호 설립 시작으로 누적 리츠 49개, 누적 운용자산 9조 4,349억 원을 기록한 민간 리츠 업계 기준 1위 리츠 전문 자산관리회사이다.
상장전 지분투자(프리IPO)를 통해 많은 기관들이 들어 온 만큼 개인 투자자들 역시 몰릴 것으로 보인다. 프리IPO에는 코람코와 현대오일뱅크, SK네트웍스외에도 교보생명과 KDB생명, 중소기업은행 등 총 13곳이 투자했다. 최대주주와 기관 투자자(69.38%)가 1년의 보호예수를 건 만큼 당분간 오버행 이슈도 적을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 재간접 리츠와 달리 책임 임차에 추가 개발 수익까지 기대되는 상품”이라며 “프리IPO에서 보여준 투심이 이어질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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