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부터 이틀간 내린 집중호우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백제역사지구의 공주 공산성(사적 제12호) 성벽 일부가 무너졌다.
문화재청과 공주시는 30일 “집중호우로 공주 공산성 성벽 10m가량이 무너졌다”면서 “붕괴 부분은 임류각 동쪽 은개골로 이어지는 급경사 구간으로, 계속 내린 비가 성벽으로 흘러들어 무거워진 데에다 성벽 아래 흙이 비에 쓸리면서 밑에 있는 돌들이 함께 빠져나가 무너진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이에 문화재청은 긴급 보수에 나섰다. 문화재청 측 관계자는 “탐방객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근처에 가설 울타리를 세웠고, 우회 탐방로를 개설하기로 했다”면서 “성벽에는 보호막을 설치하고 또 다른 붕괴 위험이 있는 곳은 없는지 공산성 전체구간도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산성은 백제의 수도였던 공주를 지키던 백제의 산성이다. 금강변 야산의 계곡을 둘러싸고 있으며 원래는 흙으로 쌓은 토성이었으나 조선시대에 석성으로 고쳤다. 정확한 축조 시기는 확인되지는 않으나 백제 때에는 웅진성으로, 고려시대에는 공주산성·공산성으로, 조선 인조 이후에는 쌍수산성으로 불렀다. 규모는 동서로 약 800m, 남북으로 400m 정도다.
사방의 문터가 확인되는데, 남문인 진남루와 북문인 공북루가 남아있고 동문과 서문은 터만 남아있었다. 지난 1993년 동문터에는 영동루, 서문터에는 금서루를 각각 복원했다. 방어시설이 남아있으며 성 안에서는 연꽃무늬 와당을 비롯해 백제 기와·토기 등의 유물들과 고려·조선시대의 유물들이 상당수 출토됐다.
이곳은 백제 멸망 직후에 의자왕이 잠시 머물었던 곳이자 백제부흥운동의 거점지였다. 통일신라시대에는 ‘김헌창의 난’이 일어나기도 하였으며, 조선시대 ‘이괄의 난’으로 인조가 피난했던 곳이기도 하다.
문화재청은 공산성 성벽을 긴급보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아직 조사된 바 없는 공산성 동쪽 성벽 위치나 구조 등에 대한 조사도 함께 실시할 예정이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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