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이 이번 주 옵티머스 펀드 투자자들을 만난다. 보상 관련 논의가 지연되면서 격앙된 투자자들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서다.
3일 금융투자업계와 NH투자증권 등에 따르면 정 사장은 오는 6일 옵티머스 피해 투자자들 중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원을 만나기로 했다. 이는 옵티머스 피해 투자자 비대위가 지속적으로 NH투자증권 측에 정 사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면서 마련된 것으로 전해진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장소와 시간 등은 비공개나 고객의 의견을 청취하고 대응을 마련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사장은 이미 지난달 30일 미래통합당 사모펀드 비리방지 및 피해구제 특별위원회 소속 의원과 만나 면담한 바 있다. 당시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 펀드 환매중단 사고 관련 현황과 대응 및 추진 방향, 유동성 공급안 검토 등에 대해 답변했고 또 지난달 이사회에서 옵티머스 피해자 관련 논의도 진행했다. 명확한 대응책이 마련되지는 않았지만, 상황이 다소 진정되면서 NH투자증권 경영진 측에서 투자자들의 요구에 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사 대표가 자사 판매 상품의 피해자를 직접 만나는 일은 흔하지 않다. 지난달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디스커버리 펀드에 투자했다 피해를 본 고객들과 면담 자리를 가졌으나 투자자들의 요구가 수용되지는 않았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정 사장과 피해자들의 면담이 현재 상황에 큰 변화를 가져오지는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런 이유로 투자자들은 현재 금융감독원 분쟁조정 신청과 소송 등을 통해 다각도로 NH투자증권을 압박하고 있다. 검사를 진행 중인 금감원 측은 “신속한 피해 구제를 위해 3자 면담 등을 통해 사실관계를 빠른 시일 내 확인할 예정”이라며 “다만 분쟁조정은 자산 실사 및 환매 진행 결과, 검사 결과 등을 고려한 법률 검토 결과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금감원이 발표한 옵티머스자산운용 중간검사 결과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 펀드 4,327억원어치를 팔았다. 이는 전체 판매액의 84%에 이르는 규모로 개인 계좌 수가 884개, 법인 계좌는 168개다. 투자금액은 각각 2,092억원, 2,235억원이다. 투자자들은 그간 70~100%에 이르는 투자 금액 반환을 요구해 왔으나 지난달 진행된 이사회에서 NH투자증권은 피해자 긴급 유동성 공급을 위한 선지원 안건을 보류했다. NH투자증권 측은 조만간 임시 이사회를 개최해 해당 문제에 대해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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