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메스가 500억원 규모 기업어음(CP)을 차환했습니다. 삼성전자(005930)의 종속회사로(지분율 91.5%)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장외주식시장 K-OTC 시가총액 상위권에 랭크된 곳입니다. 계열 내 반도체장비와 LCD/OLED 디스플레이장비, 물류자동화장비 등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세메스는 2018년부터 단기금융시장을 찾아 CP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삼성전자나 삼성디스플레이 등 전방 수요처의 투자 집행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회사는 당시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단기금융시장을 찾았습니다. 삼성전자의 종속회사 가운데 CP를 발행하는 곳은 세메스가 유일합니다.
올해도 금융기관을 찾아 약 1,600억원의 단기차입금을 늘리는 등 다방면으로 자금 조달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타 조달과는 다른 양상으로 풀이됩니다. 수주 실적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인데요, 자금난으로 현금을 조달하고 있다기보다는 사업구조상 1차 밴더로서 협력사에 주문을 넣는 시점과 삼성전자로부터 받는 매출채권이 현금화되는 시점 불일치를 해소하기 위한 목적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회사의 수주잔고는 삼성전자의 투자 규모 증가 등에 힘입어 올해 크게 늘었습니다. 올해 1·4분기 회사의 매출액은 5,364억원으로 전년대비 205%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803억원으로 흑자 전환했습니다. 삼성전자로부터 발생한 매출은 이가운데 4,687억원 수준입니다. 지난해 1조원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수주 규모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매출이 크게 늘면서 운전자금 변동성도 커졌지만 재무안전성은 아직 우수한 수준입니다. 회사가 보유한 총차입금은 올해 3월말 기준 2,835억원입니다. CP와 무역금융, 리스부채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부채비율은 72.4%로 지난해 말 64.7% 대비 다소 상승했지만 수익창출력 대비 부담은 크지 않습니다. 삼성전자같은 우수한 거래처에 대한 매출채권(6,719억원)과 금융기관 여신 한도(6,400억원) 등도 감안하면 회사의 유동성 위험은 매우 낮은 수준으로 평가됩니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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