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예탁결제원이 잇따르는 사모펀드 사고 방지를 위해 기존 공모펀드에서만 적용됐던 ‘펀드넷’(FundNet) 시스템을 사모펀드까지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운용사와 수탁사 등 시장참가자가 ‘펀드넷’을 통해 펀드의 자산을 상호 체크함으로써 대형 사고를 예방하겠다는 취지다.
예탁원은 3일 자산운용산업 인프라인 펀드넷을 통한 사모펀드 제도개선 지원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펀드넷은 자산운용사, 수탁회사, 판매사, 사무관리사 등 시장 참여자들이 펀드의 설정·환매, 결제, 운용지시, 감독지원 등을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과거 전화, 팩스 등으로 처리했던 펀드 처리 업무를 이 시스템이 대체하면서 펀드 관리의 투명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예탁원이 지난 2004년 구축했고 현재 500개 이상의 금융기관이 이용하고 있다.
공모펀드에만 적용되던 이 시스템은 연이어 터지는 사모펀드 사고의 예방 대책으로 거론돼 왔다. 이에 예탁원이 이번에 시스템을 개편하면서 사모펀드까지 펀드넷을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예탁원은 이를 위해 펀드 자산정보를 시장참가자들이 상호확인할 수 있는 ‘펀드자산 잔고대사 지원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자산운용사와 수탁사가 이 시스템에서 전송한 정보를 토대로 펀드의 자산을 서로 비교하고 검증할 수 있게끔 하겠다는 의미다. 또 이 시스템 구축을 위한 사전 작업으로 현재 시장참가자들이 자체 생성·관리하는 비 시장성 자산의 코드도 표준화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 중 이를 끝마치겠다는 게 예탁원의 목표다. 또 사모펀드가 주로 투자하는 비 시장성 자산에 대한 운용지시 지원서비스와 거래내역에 대한 상시감시 지원서비스 등도 지원할 계획이다.
펀드넷의 확대 적용에 대해선 금융당국도 긍정적인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지난달 29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사모펀드에 대한 펀드넷 사용 권고’를 묻는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도입은 아마 예탁결제원에서 자체적으로 할 것 같다”면서 “그것을 권장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예탁원은 “현재 공모펀드에 한정된 펀드넷을 사모펀드로 확대함으로써 시장참가자 간 상호 견제와 감시를 통해 투자자 보호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전화 이메일 등 수작업으로 처리하는 업무를 시스템화함으로써 업무처리 안정성과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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