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투자자들에게 여전히 가장 중요한 이슈로 남아 있다.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역시 투자자에게 향후 몇 달 동안 함께 조명될 것이다. 선거 결과가 미국의 주식시장과 경제 정책에 상당한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인종차별은 미국의 주요한 사회적 이슈 중 하나였으며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 사건 이후 전개된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은 인종 관계를 최우선적 정치 의제로 쏘아 올렸다. 슈로더그룹 내부 분석에 따르면 만약 흑인 유권자들이 11월3일 투표 행동에 나서도록 독려될 경우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종말 선언이 될 수 있다. 미국 전체 유권자들의 13%를 차지하는 흑인 유권자들은 인구통계학적으로 선거에서 중요한 집단이다. 지난 2016년 흑인 유권자 투표율은 2012년 대비 7% 하락하기 전까지 계속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었다.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 운동이 흑인 유권자들의 관심을 되살리고 투표율을 높일 수 있을까.
모든 주에서 흑인 유권자 투표율이 7%포인트 상승한다면 선거의 판도는 바뀌게 된다. 예를 들어 2016년 흑인 유권자들의 투표 패턴 추정치를 펜실베이니아주에 대입하면 민주당은 득표수가 5만6,000표 더 증가한다. 이는 2016년 도널드 트럼프가 힐러리 클린턴에게 앞섰던 득표 차보다 크다. 따라서 펜실베이니아주의 승리자가 공화당에서 민주당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2016년 트럼프가 주요 경합주에서 매우 근소한 차이로 승리했기 때문에 모든 주에서 투표율이 7%포인트 상승하면 펜실베이니아주와 미시간주가 모두 민주당으로 넘어가게 될 것이다.
그러나 7%는 미국 전체에서 흑인 유권자들의 투표율이 ‘평균적으로 하락’한 비율이며 실제 하락률은 주마다 차이가 있었다. 예를 들어 미시간은 불과 2% 하락한 반면 노스캐롤라이나는 11% 하락했다. 만약 투표율이 주요 경합주에서 2012년 수준을 회복한다면 그 영향은 훨씬 더 클 것이다.
흑인 유권자들의 투표는 매우 중요하다. 만약 흑인 유권자들이 다른 소수민족 유권자들과 함께 11월에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한다면 과거의 투표 패턴에 비춰볼 때 선거의 판도가 조 바이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이번 선거에서 트럼프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공화당 지지자들의 투표율 상승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흑인 유권자들의 투표율이 2016년에 유난히 큰 폭으로 하락했기 때문에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 운동의 영향만을 고려할 때 11월 대선은 바이든에게 더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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