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020560)의 재실사를 요구한 가운데 채권단이 사실상 재실사 제안을 거부했다. 오는 11일까지 HDC현산 측이 유상증자, 계약금 추가 납입 등 인수 의지를 보여주지 않는다면 재실사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KDB산업은행은 3일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입장을 밝혔다. 앞서 HDC현산은 인수 의지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경영정상화를 위해 12주 간의 재실사를 제안했다. 이를 두고 인수를 전제로 한 재실사가 아니라 인수 포기를 위한 사전 작업의 일환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다음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나온 일문일답이다.
△HDC현산이 요청한 재실사를 채권단이 수용할 의사가 있는가.
=재실사 요청은 통상적인 인수·합병(M&A) 절차에서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과도한 수준이라고 파악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이를 수용할 수 없다. 다만 인수를 전제로 인수 후 코로나19로 인한 영업환경 분석,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대응책 마련을 목적으로 제한된 범위 내에서 (재실사) 논의가 가능하다.
△HDC현산의 인수에 대한 진정성을 확인할 방법으로 어떤 게 있는가.
=현산 측이 진정으로 인수의사가 있다면 시장이 신뢰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일부 증자를 책임 있게 이행하든지, 계약금 추가 납입이라든지 등 조치를 하면서 시장 신뢰를 가져가야 한다. 협상에 임해 논의가 활발히 되도록 만나자는 말씀을 마지막까지 드리고 싶다.
△HDC현산의 재실사 요청을 수용하지 않으면 계약은 해지되는 것인가.
=8월 12일자에 계약 해지 통지가 가능하다. 다만 실제 통지 실행 여부는 최종 의사 확인이 필요하다.
△아시아나 매각이 무산된다면 플랜 B가 있는가
=채권단은 매각이 무산될 때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게 유동성 지원 및 영구채 주식 전환을 통한 경영관리방안을 마련 중이다. 분리매각 자회사 처리 등 구체적인 방안은 시장 상황을 고려해 적극 준비할 예정이다.
최근 ‘아시아나항공의 국유화’라는 말이 나오는데 이런 표현은 맞지 않다. 국유화는 부채상환 의무, 경영관리에 대한 의무를 분담할 때 실질적으로 국유화가 되는 것이다. 국유화란 표현보다는 은행의 관리라는 표현이 정확하다.
△이동걸 산은 회장과 정몽규 HDC그룹 회장 간 추가 회동은 없나.
=필요하다면 어떤 방식의 회동이나 만남은 언제든지 환영한다. 이전에 두차례 정도 이 회장과 정 회장이 만났다. 산은에서는 코로나19에 대한 영향을 감안해 조정 가능성을 충분히 열어놨고 기본적인 만남을 통해서 협상 응해달라는 수준에서 요구했다.
△매각이 무산되면 기간산업안정기금으로 아시아나항공에 지원이 가능한가. 가능하다면 규모로 어느 정도 예상하는가.
=아시아나항공은 산업법 시행령 등에 정한 기금 지원 요건에 충족하는 것으로 판단한다. 현재 기금 신청이 아직 되지 않은 상태고 신청하게 되면 정상적인 경영 안정이 가능한 규모로 지원이 예상된다. 기금 지원 여부 규모방식은 별도 심의회에서 결정할 사안이다.
△매각 무산 시 계약금 반환을 놓고 소송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채권단의 입장은 무엇인가.
=현산 측이나 금호 측에서 모두 상대방의 귀책을 주장하는 상태다. 계약금 반환 소송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단 입장에서 재매각. 정상화에 방해되지 않게 가급적 다른 방안을 모색하는 게 아시아나 항공의 미래를 위해 낫지 않을까 기대한다.
△아시아나 항공의 매각이 무산되면 대형 사모펀드나 다른 대기업에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인가.
=회사의 경영 정상화가 가장 우선적 목표다. 시장 여건이 허락하면 재매각을 빨리 추진해서 제대로 된 인수주체가 나타나 관리하는 게 가장 적합할 것이다. 대형 사모펀드 관련해서는 정부의 투자 적격성의 검토가 선행돼야 할 부분이다. 다른 대기업도 다 열어놓고 진행할 것이다.
△저비용항공사(LCC)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많은데 추가 지원 가능성은 있는가.
=산업 자체가 단기간에 회복되기에는 많은 어려운 점이 있어 보인다. 지원도 중요하겠지만 지원에 병행되는 각 사의 일정 부분의 경영정상화 위한 자구노력과 여러가지 노력이 필요하다.
/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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