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관련 12주간의 재실사를 제안한 HDC현대산업개발의 요청을 일축하고 오는 11일까지 인수 의지를 보이라며 최후통첩했다. HDC현산이 당장 전향적 입장을 보일 가능성은 높지 않아 아시아나 인수합병(M&A)은 사실상 무산 수순에 접어든 것으로 관측된다. 3일 최대현 산은 부행장은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현산이 7주간의 충분한 실사와 6개월간의 인수단 활동에도 12주의 재실사를 요구한 것은 통상적인 M&A 과정을 벗어난 과도한 것으로 수용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인수 의지가 전제된다면 코로나19로 인한 영업환경 분석,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대응책 마련 등 제한된 범위에서의 논의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인수 의지를 확인할 방법에 대해서는 증자, 계약금 추가 납입 등을 언급했다. 최 부행장은 “현산에 11일까지 조치를 요구했고 행동이 없다면 12일부터 계약해지 통지가 가능하다”며 “진정성에 진전된 행위가 보이지 않으면 무산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동걸 산은 회장은 HDC현산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계약이 무산될 경우 모든 법적 책임은 현산에 있다”며 “현산의 여러 공문·보도자료는 상당 부분 근거가 없고 악의적으로 왜곡된 측면도 있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본인의 책임은 본인이 지는 게 맞다”며 “현산이 계약금 반환 소송도 제기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겠다”고 압박했다. 또 이 회장은 “(경제주체가) 여러 협의나 경제활동에서 시장의 신뢰를 받는 행동을 해야 한다”며 “지금까지의 과정을 보면 (현산이) 과연 시장의 신뢰를 주장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태규·김지영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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